[굿모닝 아침] 1부:아침은 국력이다 (4·끝) 지구촌 풍경

시리얼서 샌드위치·찐빵·규동까지… "바빠도 꼭 챙겨먹어야죠"
집에서 직접 해 먹진 못해도 어떤 식으로든 끼니 해결
美·中 등 간편식 시장 급성장… 업계 직장인 잡기 경쟁

지난 3일(현지시간) 아침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광장 앞 스낵 바에서 직장인들이 간단한 아침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굿모닝 아침] 1부:아침은 국력이다 (4·끝) 지구촌 풍경
시리얼서 샌드위치·찐빵·규동까지… "바빠도 꼭 챙겨먹어야죠"집에서 직접 해 먹진 못해도 어떤 식으로든 끼니 해결美·中 등 간편식 시장 급성장… 업계 직장인 잡기 경쟁

뉴욕=최형욱 특파원 choihuk@sed.co.kr
베이징=김현수 특파원 hskim@sed.co.kr
밀라노=이혜진기자
도쿄=이종혁기자













지난 3일(현지시간) 아침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광장 앞 스낵 바에서 직장인들이 간단한 아침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지난 3일 오전8시40분 미국 뉴욕 맨해튼의 40번가와 41번가 사이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지점. 출근에 앞서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서 사무실로 가져가려는 직장인 20여명이 줄 서 있다. 파리바게뜨 미국 법인의 서정아 마케팅 실장은 "주변에 패션 및 광고업체 등의 직장인이 몰려 있어 패스트리와 커피, 계란 샌드위치, 케이크 등 간편한 음식을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려는 미 직장인들은 거리 곳곳의 노점 음식점 앞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타임스스퀘어 바로 앞의 노점상에서 만난 조 웨흐리씨는 "맨해튼으로 들어오는 길의 교통체증 때문에 집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는 너무 바쁘다"며 "프레즐이나 샌드위치·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조사에 따르면 뉴요커들의 59%만이 집에서 아침을 해 먹는다.

글로벌 직장인의 아침은 언제나 바쁘다. 그러나 하루 일상과의 전쟁을 치르기에 앞서 에너지를 채우는 아침 식사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숨 가쁜 일상을 탓하며 아침을 자주 거르는 한국과는 다른 풍경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아침에 맞서 지구촌에서도 아침을 사 먹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아침이 비만 방지와 직결되며 수명을 늘리는 첫 단추로 인식되면서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아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식품업계의 경쟁도 뜨겁다. 식품 조사기관인 테크노믹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7~2012년 아침 식사 시장은 연평균 4.8%씩 성장해왔다. 다른 시간대 외식업의 매출이 거의 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2007년 650억달러였던 규모는 내년에 83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패스트푸드 업계. 1971년 '맥모닝' 메뉴를 도입하며 아침 외식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맥도날드에 던킨도너츠·타코벨·스타벅스 등이 가세하며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강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소위 '건강한 아침'을 내세우는 유기농 식품업체의 성장도 눈에 띈다. 영국에서도 식품업체들이 견과류·곡물을 주재료로 한 식품을 개발하며 소비자 사로잡기에 나선 상태다.

중국 역시 바쁜 출근·등교 준비로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신하처럼, 저녁은 거지처럼(早上吃好 中午吃飽 晩上吃少)'이라는 말이 옛말이 돼버렸다. 오히려 그 반대다. 대표적인 메뉴가 콩물인 떠우장과 튀긴 밀가루빵인 요우티아오. KFC에도 아침 세트 메뉴를 팔 정도로 대중적이다. 여기에 길거리 음식인 젠빙을 비닐봉지에 넣고 길거리나 버스·지하철에서도 먹는다. 홍궈메이(35)씨는 "우유와 시리얼로 초등학교 2학년 딸의 아침 식사를 챙긴 후 10분 거리의 학교에 데려다주려면 출근시간이 빠듯하지만 아침 식사는 꼭 챙긴다"며 "베이징 궈마오의 금융회사와 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남편과 나의 경우 아침은 직장 근처에서 간단하게 때운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에는 불량식품으로 취급되는 길거리 음식 대신 커피와 샌드위치를 든 직장인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또 전문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빵과 요구르트를 사서 직장에서 먹기도 한다. 아침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는 중국인의 습관을 겨냥한 아침 전문 토종 프랜차이즈들도 부쩍 증가했다. 가격이 조금 비싸도 품질이 좋은 아침 식사를 찾는 직장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요식협회는 아침 식사 시장만 3,024억위안(약 49조6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히트를 친 아침 메뉴는 '바비찐빵'. 중국인이 즐겨먹는 찐빵을 브랜드화한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13억위안으로 상하이에 프랜차이즈 점포만 800개에 달한다. 전궁푸·융허더우장·둥팡지바이 같은 중식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아침 시장에 성공해 급성장하고 있다.

'아침 시장의 온기'는 일본도 다르지 않다. 오전7시30분 도쿄역. 아침이면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갈래갈래 나뉜 역안 지하통로를 통해 저마다 직장으로 향한다.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밀집한 도쿄역 마루노우치 일대는 세계 3대 경제대국, 일본의 심장부다.

바쁜 걸음을 옮기던 사람들이 통로 양옆 음식점으로 흩어진다. 규동(일본식 쇠고기 덮밥), 갓 구운 빵과 커피, 혹은 소바·우동 같은 국수류의 향기가 이들을 유혹한다. 직장인 중에는 신칸센(일본의 고속열차)을 타고 1~2시간 걸려 통근하는 경우도 많다. 새벽부터 바삐 집을 나선 이들에게 도쿄역 음식점들은 아침 식사를 빨리, 값싸게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다. 더러는 편의점을 찾기도 한다.

수십년간 직장인의 아침을 지켜온 도쿄역 인근 규동 체인 '요시노야'에 들어서니 흰 셔츠를 입은 사무직과 작업복 차림의 노동자들이 어우러져 식사에 열중하고 있다. 가격은 300~600엔(약 2,900~5,900원). 주문하고 물 한잔을 마시기가 무섭게 음식이 나온다. 사람들은 말도 없이 밥을 들이키기에 바쁘다. 주문에서 식사를 끝낼 때까지 평균 10분이 채 안 걸린다. 자리는 비워지자마자 다시 채워지고 배를 채운 이는 부리나케 발걸음을 재촉한다.

유럽에서는 베이커리와 커피의 조화가 아침 식사의 주메뉴다.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의 카페에는 출근길 직장인이 진한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며 크루아상으로 간단히 요기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비교적 길고 푸짐한 점심과 저녁을 먹기 때문에 '약식' 아침이 대세. 보통은 플레인 크루아상을 먹지만 초콜릿이나 잼이 들어 있는 크루아상도 단골 메뉴 중 하나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혹은 카페라테가 주류다. 아메리카노는 스타벅스에나 가야 찾아볼 수 있는 메뉴로 진하고 쓴 커피를 좋아하는 현지인에게는 '커피 같지 않은 커피'다. 이밖에 이탈리아 사람들은 직접 짠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아침에 상쾌함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긴다. 현지 카페들은 커피와 패스트리 세트 메뉴를 4~6유로의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팔고 있다.

연중 기획 '굿모닝 아침' 캠페인서울경제신문이 직장인 여러분께 아침을 드립니다.간단한 사연과 함께 서울경제에 아침식사를 신청하면 소정의 심사를 거쳐 회사를 방문해 아침식사를 제공합니다.수도권 소재 기업체·관공서 직장인(10명 내외 단체) 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신청 : e메일 (skj@sed.co.kr) - 문의 : (02) 724-2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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