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9일 한국은행이 국제 단기투기자본 문제와 관련, 자본 유출입 추가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이는 자본통제가 아니라 거시건전성 정책의 일환이며 개별국가의 대응까지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이런 모든 조치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국제협력의 일부이며 주요20개국(G20) 정책권고와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핫머니 등 국제자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내비친 것으로 다음달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에 대해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G20 서울회의에서 무역불균형 개선을 위한 수치목표를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임밸런스(세계적 불균형) 문제는 경주에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합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 아마 마련되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굳이 수치까지는 논의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나 이렇게 보고 발판을 만들기 위한 논의는 앞으로 정상 간에 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북한이 중국의 정치적 영향권으로 더욱 깊숙이 편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내부 분열이 갑작스러운 붕괴로 이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록 속도는 무척 더디더라도 북한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이틀째인 이날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와 한ㆍ아세안 정상회의, 한국ㆍ일본ㆍ중국 정상회담을 통해 G20 서울회의 성공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양측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한ㆍ메콩 외교장관회의' 신설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메콩강은 세계적인 미개발 자원보고 가운데 하나로 선진 주요국들이 사업권 확보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이에 따라 한ㆍ메콩 외교장관회의가 성사되면 우리나라가 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이날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ㆍ아세안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에 관한 공동선언'과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 주요 내용'을 채택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상회의를 갖고 G20 서울회의의 성공적 개최 방안과 함께 환율 문제, 북한 핵 문제와 6자회담, 영토분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