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코스피 1,600선을 넘나들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주식시장의 변화가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 3월에 경험했던 지수 수준이 바닥이라고 보았지만 반등 탄력이 이렇게 강할 것이라는 예상은 쉽지 않았다. 이제는 상승 속도와 기울기가 부담스러울 지경에 이르러 주춤거리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더 오르기에는 모티브가 부족한 것 같다. 미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세계경제 성장률도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세를 보이는데 상승은 사치라는 시각이 여전히 시장에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기업의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주가는 기업이 얼마나 돈벌이를 잘하고 있느냐에 근간을 둔다. 올해 기업의 실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와 맞물려 세계 증시에 위험이 엄습했지만, 이것에 대한 대응은 감성적이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성적인 접근은 역시 기업의 실적이라 할 수 있는데 기업의 실적이 훼손되었는지를 본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어 주가 강세를 새삼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주가가 오르더라도 가파른 상승은 부담이다. 많이 오른 주식은 쉬어야 하고 덜 오른 주식은 더 오르는 과정에서 적정 가격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의 과열이 해소되기도 한다. 다만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시점에 있는 만큼 실적을 발판으로 매매를 한다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모든 업종의 실적이 다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면 실적에 근거한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 같은 차원에서 볼때 전기전자는 매력적인 업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해 소외되었던 측면도 있고 실적 개선도 가장 두드러지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이는 1ㆍ4분기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될 것이고 나아가서는 2ㆍ4분기 실적에서도 매력이 유지될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본다면 은행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 주에는 말썽 많았던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실적을 발표하는데 이들 실적을 통해 미국의 금융위기가 해소되어가고 있음이 확인된다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너무 빨라 숨고르기가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외면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