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이 올 1·4분기에 깜짝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톱 5위 안에 들 것이 유력하다. 종금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기업금융에서 이익을 많이 낸 덕분이다.
7일 메리츠종금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355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7% 늘었다고 공시했다. 극심한 업계 불황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대형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매출액은 업계 불황으로 1.1% 줄어든 3,060억3,700만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68억4,200만원으로 91.9% 증가했다.
이날 메리츠종금이 내놓은 실적은 증권사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메리츠종금의 추정치는 영업이익이 186억9,600만원, 당기순이익이 187억1,500만원이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추정치보다 각각 90.2%, 43.4%를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이 자기자본 규모로는 국내에서 10위권 밖의 중소형 회사지만 올 1·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만 놓고 보면 톱 5위 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업계의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은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에 달할 정도로 자본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매우 높은 증권사"라면서 "이미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5위권에 든 데 이어 올 1·4분기에는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톱 5 입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의 깜짝 실적 배경에는 기업금융 부문의 강세와 리테일 부문의 적자폭 축소 등이 꼽힌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자산매각이나 충당금 환입과 같은 일회성 이익에 기대지 않고 영업력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점이 두드러진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리츠는 종금 라이선스가 있기 때문에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주고 이자 수익을 얻는 기업금융이 가능하다"면서 "올 1·4분기에도 300억원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기업금융에서 실적이 잘 나왔고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리테일 부문에서 적자를 크게 줄인 것이 깜짝 실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