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현대그룹, 자구안 100% 초과 달성 …"수익성 높여 제2 도약"

현대상선 소속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가득 싣고 항구를 떠나 대양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3조3,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100% 이상 완수하며 위기를 극복한 현대그룹은 올해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수익성 강화와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을 다하며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사진제공=현대그룹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세계 최고 높이(205m)의 현대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 /사진제공=현대그룹

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안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인 결과, 1년여만에 개선안을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위기를 극복한 현대그룹은 이제 수익성 강화에 모든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꿈을 키우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과 조직 슬림화 추진 등 고통스럽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생존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2015년 한해도 내·외부적으로 많은 변화와 위기가 있겠지만, 능동적으로 활로를 찾는다면 현대그룹이 한층 성장하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이를 위한 구체적 추진 과제도 내놨다. △혁신활동 강화 및 새로운 정신무장 △성과의 전파와 보상의 체계화 △윤리경영 인식 제고 및 시스템화 △남북경제협력의 선구자적 면모 유지 등 4가지 당부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현 회장의 이런 메시지를 토대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올해 수익성 강화를 경영 전면에 내걸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과 사업 다각화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룹의 주력인 현대상선의 부활은 현대그룹의 '권토중래'를 이끌 결정적 열쇠다. 현대상선은 그룹 매출의 75%를 차지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6조7,760억원, 영업손실 2,32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01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3년에 비해 매출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영업 손실 규모는 축소되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측은 "2015년 실적 턴어라운드 달성을 위한 전사적인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컨테이너부문은 고수익 서비스 위주로 선복량을 조정한다. 해외본부 및 법인의 역량 업그레이드도 공격적으로 추진한다. 벌크부문은 장기 계약 화물의 지속적인 확보를 통해 영업 수익성을 개선시킬 계획이다.

또한, 이 업체는 자금흐름을 원활하게 터주기 위한 손익 개선 작업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실천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영업과 운영 전반에 걸친 손익 개선 작업으로 1,300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이 같은 모범적인 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현대상선의 재무건전성은 급속히 향상되고 있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3·4분기 부채비율은 764%로 2013년 말 1,397%에서 633% 개선됐다.

아울러 중국 훈춘 국제물류단지가 2019년까지 총 150만 평방미터 규모로 개발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컨테이너 터미널 역시 연간 처리 능력 4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 규모로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동맹인 G6 얼라이언스와 협력강화, 비용절감 등 영업 강화와 수익성 향상으로 조기에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장기화하는 저유가 현상도 현대상선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전세계 해운업계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의한 원가 절감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운업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의 20% 수준으로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대상선이 1·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톤당 평균 617.6달러였던 연료 구입비는 이달 1일 기준 312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년 사이 절반 밑으로 떨어진 셈이다.

선박의 주요 연료인 벙커C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국제 벙커C유 기준가격인 싱가포르 벙커C유(380CST 기준) 가격은 올해 2월 현재 톤당 3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6월 625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반년 사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바꿔 말하면 매출액이 10% 늘어난 것과 같은 효과다.

세계 해운업계가 운임 인상에 나서는 상황도 현대상선에는 호재다.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은 올해 1월15일 미주 노선 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대)당 600달러, 구주 노선 FEU당 1,200달러의 운임 인상안을 발표했다. 현대상선도 1월15일 미주 노선 운임을 FEU당 600달러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선사들도 운임인상 대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는 구주 항로 운임을 1월15일부터 800달러 인상했다.

현대그룹 측은 ""올해 어떤 변화와 위기에도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그룹이 새롭게 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엘리 "국내 1위 넘어 세계 일류로"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의 주력이라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캐시카우'다. 현대상선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매진하며 그룹의 외형을 키우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는 지속적인 성과를 유지하면서 그룹의 사업지주회사로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업계 유일한 토종 엘리베이터 기업이다. 매출 1조원에 영업이익률 10%가 넘는다. 7년 연속 국내 승강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알짜 회사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 1조2,110억원, 영업이익 1,288억원, 영업이익률 10.6%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3.7%, 영업이익은 24.9%, 영업이익률은 0.9%포인트 성장한 수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수주 1조4,165억원, 매출 1조3,322억원, 영업이익 1,45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2015년을 '국내 일등 승강기 기업'을 넘어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전하는 원년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완공된 브라질 공장과 100% 지분을 확보한 중국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내부적으로는 선진적 관리체계와 운영프로세스를 확보하고 글로벌 연구조직을 구축한다. 원가와 성능 면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다. 아울러 윤리·안전·환경·공정거래·사회기여 등 사회적 핵심 가치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한다.

다른 계열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북 사업을 담당한 현대아산은 올해 상반기 중 금강산관광 재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현대유엔아이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100년 가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해운물류와 정보기술(IT) 서비스 시장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건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보안 솔루션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룹의 싱크탱크로서 계열사의 역량 제고를 위한 연구 및 교육 활동을 지속하며, 국내 최고 민간연구소로서 한국 경제 선진화를 위한 정책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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