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인 포커스] 굿프렌드 10년만에 고향으로

한때 '월가의 황제(King of Wall Street)'로 불렸던 존 굿프렌드(71ㆍ사진)가 1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뉴욕의 투자회사인 C.E.운터버그ㆍ토빈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91년 살러먼 브러더스 회장에서 물러난 굿프렌드를 내년 1월부터 선임 경영자로 영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다시 투자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약간의 재미를 기대하지만,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이 회사의 토머스 운터버그 회장(70)과 평생 친구이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으며, 얼마의 자본금을 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굿프렌드는 38년간 살로먼 브러더스에 근무하면서 81년부터 10년간 회장을맡았으며, 당시 미국 국채(TB) 시장을 장악, 채권시장의 돈을 쓸어담아 하위권에 머물던 살로먼을 일약 월가 제일의 투자회사로 부상시켰다. 그는 한때 부하 매니저들에게 한판에 100만 달러씩 걸고 포커를 치도록 한 배짱 있는 경영자로, 베스트셀러 '거짓말쟁이의 포커게임'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굿프렌드는 91년 부하의 TB 부정 입찰을 묵인했다는 이유로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의 압력으로 10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스스로는 금융스캔들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98년 뉴욕 금융시장을 벌컥 뒤집었던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존 메리웨더 회장과 며칠전에 뉴욕 시장에 당선된 마이클 블룸버그등이 살로먼에서 그의 밑에서 일하던 부하들이었다. 굿프렌드의 몰락으로 살로먼은 파산 위기에 몰려 월가의 큰손 워렌 버핏에게 넘어갔고, 현재의 월가 금융황제 샌디 웨일에게 매각돼 현재 시티그룹 계열사로 남아있다. 뉴욕 월가에서는 굿프렌드가 나이가 많고 과거의 영향력이 사라졌지만, 금융계에 많은 지인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경쟁자였던 메리웨더가 헤지펀드를 만들어 2~3년만에 급부상한 점을 들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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