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3일 오전10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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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문재인 '태풍의 눈'으로
■ 당청 갈등 일촉즉발 양상靑, 與잇단 인사권 제동에 강한 비판 쏟아내최악의 경우엔 결별사태 까지도 각오한듯우리당, 맞대응 자제 불구 비토論기류 여전
이성기기자 sklee@sed.co.kr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2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3일 오전10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주성기자
김병준 교육부총리 사퇴 전후로 공개적 의견 표출을 자제하던 청와대가 3일 작심한 듯 여당의 대통령 인사권 견제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청와대의 이날 기세는 여당이 김 부총리에 이어 문재인 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에 또 다시 제동을 걸 경우 '당ㆍ청 결별'까지 각오한 듯 하다. 문 전 수석의 거취가 바야흐로 여권의 역학구도를 결정지을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청와대의 반격=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김 부총리 사퇴파문과 관련, "정치권과 언론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검증되지 않는 여론을 가지고 사퇴부터 주장하는 과거 정치적 패턴은 지양해야 한다"며 '여론 재판'에 대한 강한 유감부터 표시했다. 이 실장의 칼끝은 곧바로 여당으로 향했다.
이 실장은 "당ㆍ청이 차별화한 경우 좋은 결실을 맺은 적이 있느냐"며 꼬집고 "여론 재판식으로 몰고 가거나 편승하는 것은 국정이나 정당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어 "과거 국민의 정부나 문민정부에서 여당이 대통령 권한에 개입하는 비슷한 상황이 빚어졌지만 당의 인기가 올라가지도, 국정이 더 안정되지도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인사권 갈등 제 2라운드=이 실장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인사파문 전개과정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이 농축돼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비서실장 주재 참모회의를 열고 '인사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 표명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며 그 형식을 당초 비서관 명의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띄울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이 직접 나섰다는 것 자체가 강경 기류의 직설적 표현이다. 여당의 인사권 견제에 대한 청와대의 최종 경고로도 읽힌다. 인사권 갈등은 정국운영의 방향을 둘러싼 당ㆍ청 간의 기본적 입장차와 맞물려 당ㆍ청 관계가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정운영의 한 축인 여당조차도 또다시 인사권에 제동을 건다면 노 대통령이 '탈당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맞대응 자제하는 여당, 기류는 여전히 비토론 = 이 실장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우상호 우리당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공식 논평을 피했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도 "이 실장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이고, 대개 일리가 있는 말"이라며 "청와대와 당 양쪽 모두 감정을 차분히 가라앉힌 뒤에 비공개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공식 반응과 달리 당내 기류는 차갑다. 측근 전진 배치형 개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내세운다. 인품과 능력에 상관없이 민심이 거부한다면 문 전 수석의 기용은 안 된다는 논리다. 청와대의 강경 기류가 전달되기 이전 김한길 원내대표가 문 전 수석의 거취문제에 대해 "당에서도 다른 분을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애둘러 말한 것이 당의 분위기다. 다만 당내에서'비토론'에 대한 반발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주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8/03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