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탄 2신도시 개발 예정지역 |
|
화성 동탄2신도시를 비롯, 오는 2011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될 2기 신도시의 분양가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수도권 집값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주변 시세에 비해 최고 절반 이상 저렴한 신도시 주택이 대량 공급되면 집값 거품도 어느 정도 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별다른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아파트 분양가는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주변지역 집값의 50~8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확정적으로 밝힌 신도시 중소형 주택의 분양가만 해도 송파 신도시의 경우 평당 900만원대, 동탄2신도시는 평당 800만원대다. 송파는 주변 송파구 아파트 시세의 40~60% 수준에 불과하고 동탄2신도시 분양가 역시 동탄1신도시 시세의 60~70% 정도다.
이르면 이달 말 처음 분양되는 파주 운정신도시 주공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800만원대 후반~900만원대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교하지구 시세의 75~90% 수준이다. 내년 6월 분양에 들어가는 김포 신도시도 평당 800만원대 분양가가 유력하다.
이처럼 저렴한 신도시 아파트가 2011년까지 58만여가구나 공급되면 수도권 집값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신규분양에 대한 수요만큼 기존 재고주택에 대한 매매수요는 줄기 때문이다. 문제는 저렴한 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과연 얼마나 끌어내릴 수 있느냐다.
지규현 주택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신도시 공급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이뤄진다면 주택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저렴한 신규분양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재고주택의 가격은 어느 정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도 “연간 30만가구 이상의 공급량과 평당 800만~1,000만원 이하의 분양가가 동시에 위력을 발휘하면 기존 재고주택, 특히 대체재 관계에 있는 1기 신도시의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매매시장이 점진적인 약세로 가면서 저렴한 신규분양 주택과 ‘키 맞추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신도시발 집값 하향 안정화의 가능성을 당연시하고 있다. 장만석 건설교통부 신도시지원단장은 최근 국정브리핑 기고문에서 “매년 수도권에서 거래되는 재고아파트가 약 60만건인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연 21만가구가 값싸게 공급되면 기존 집값에 대한 상당한 견제효과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렴한 신도시 분양가가 기존 집값을 내리기보다는 처음 분양받은 사람만 큰 시세차익을 가져가는 데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집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워낙 강한데다 신도시 주택은 최장 10년간 거래할 수 없기 때문에 주변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50만여가구가 한꺼번에 공급되는 것도 아니어서 공급충격도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신규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라며 “단순히 신도시 공급량과 분양가만으로 기존 집값에 미칠 영향을 논할 게 아니라 평형ㆍ유형 등이 과연 수요에 맞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