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술 전문기업 100호점 탄생 "튼튼한 뿌리, 국가 미래성장동력"

중기청 - 뿌리산업진흥센터, 금융·기술 지원 등 팔걷어
로봇 등 첨단분야서도 두각

#올해로 설립 29년째인 동우HST는 본래 일본 동경열처리와 합작으로 설립된 회사였다.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며 충분한 독자적 기술을 갖췄다는 판단 아래 독립 선언을 하게 된다.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기존 산업 외에 새로운 분야로 과감하게 진출했으며, 코팅을 통해 40%나 연비를 개선하는 신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예상치 않은 위기가 닥쳐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완성차 업체들의 주문이 확 줄었고, 기업이 존폐 기로에 서기도 했다. 기업회생절차까지 겪으며 임직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던 것이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연비 이슈가 자동차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며 동우의 코팅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작스레 늘었다. 덕분에 기업회생절차를 예정보다 1년 빨리 졸업하며 제2의 도약을 하게 됐다 .

뿌리 산업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뿌리기술 전문기업 지정 제도'가 지난 17일 동우HST 선정으로 시행 2년 만에 100호 탄생을 기념하게 됐다.

중소기업청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지난 2012년 12월부터 '뿌리기술 전문기업 지정 제도'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기업들을 육성해왔다. 100호 기업으로 선정된 동우HST는 자동차 부품 열처리 및 산업용로를 제작하는 기업으로 열처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는 한편 고도의 열처리 가공기술을 개발, 국내외에 보급하고 있다. 매년 10~15%씩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어느덧 매출 1,000억원의 고지도 돌파했다.

지난 17일 한정화 중기청장이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이 회사 생산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수진 동우HST는 "뿌리기술에 대한 예상을 뛰어 넘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에 놀랐다"며 "앞으로도 더욱 모범이 되는 뿌리기술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뿌리기술은 단순 범용기술 제공을 넘어 첨단화와 융·복합화를 통해 국가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프리미엄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로봇·항공기·해양플랜트 등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실제로 피스톤 분야 세계 4위 업체로 성장한 동양 피스톤, 자동차용 고강도 엔진볼트 제조 기술을 갖춘 태양금속공업, 마그네슘 휠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한 핸즈코퍼레이션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뿌리기업의 성공 사례는 뿌리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하는 원동력이다.

반면 국내 뿌리산업은 여전히 기업규모, 근무환경, 수익구조 등이 열악한 3D 업종으로 인식되며 2008년 이후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10년 기준 1인당 부가가치(연간)는 8,600만원으로 국내 제조업 평균의 52%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 중기청은 뿌리기술 전문기업을 2,500개사 규모(전체 뿌리산업 규모의 약 10%)로 지정하고, 뿌리기업에 대한 전용 R&D,산업 현장의 정보화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실시할 방침이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국내 뿌리산업 기업 중에는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며 "뿌리기술 전문기업 제도를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는 롤 모델 제시에 나서는 한편 보다 작은 뿌리기술 기업들의 애로사항도 적극 발굴, 지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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