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든 만화든 재밌는 콘텐츠로 감동 줄 수 있어야

■ 서민 넥슨대표 허영만 화백 대담
모바일 시대로 환경 변해도
콘텐츠 중요성 바뀌지 않아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바뀌고, 종이에서 인터넷로 환경이 변해도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계속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콘텐츠의 중요성은 바뀌지 않는 것입니다"

서민 넥슨 대표와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공감하며 한 말이다. 두 사람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13'에서 대담자로 만났다. 서 대표가 '각시탈', '타짜', '식객' 등으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을 초청한 자리에서다. 주제는'다음에는 무엇이 오는가'.

서 대표는 대담에 앞서 "게임업계는 모바일과 소셜 등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며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쟁이들의 미래를 고민해보고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로 닮은 듯 다른 두 대담자는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콘텐츠 플랫폼의 변화'라는 공통점을 찾았다. 허 화백은 "작년까지 종이에 그림을 그렸지만 이제 종이 시대는 갔다"며 "다소 불편하고 적응하기 힘들지만 디지털 시대로 넘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 대표는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라며 "게임기에서 온라인으로 이제는 모바일로 환경이 계속 변하고 있다"고 동의했다.

서 대표는 그러면서 "게임과 만화는 새로운 콘텐츠를 끊임 없이 생산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허 화백은 "게임이든 만화든 결국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콘텐츠를 담는 그릇보다는 사람들을 웃고 울게 하는 감동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자 출신인 서 대표는 "40~50년 동안 만화가로 살고 계신 허 화백을 보면서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우리도 그렇게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다"며 조언을 부탁했다. 허 화백은 "미리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어느새 미래의 가운데 서 있게 될 것"이라며 "무슨 일이든 즐겁게 임하면 역경 앞에서도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게임 업계 1위인 넥슨이 허영만 화백을 콘퍼런스에 초청한 것은 국내 IT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주요 사업에 접목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디지털 시대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창의성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경영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넥슨은 사내 문화예술 교육강좌인 '넥슨 포럼'을 개설하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문화 및 인문학 강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넥슨 포럼을 통해 결성된 사내 재즈밴드 더놀자밴드는 지난해 국내 최대 재즈 축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제주도 본사 사옥 옆에 예술가들이 입주해 작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협업공간인 '다음스페이스2'를 신축 중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