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희망찾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한 가운데 지난 1992년을 끝으로 국내에서 철수했던 외국계 메이저 석유개발회사가 16년 만에 다시 우리나라를 찾아 유전탐사에 나선다. 27일 지식경제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오는 5월부터 7월까지 세계적인 심해탐사 전문업체인 호주의 우드사이드사와 동해 심해에 위치한 제8광구와 6-1광구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작업을 벌인다.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가는 동해 심해의 광구 두 곳은 원유ㆍ가스의 부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일반광구의 원유ㆍ가스 부존 가능성이 6~7%정도인데 동해 심해광구는 그 두 배인 13% 정도라는 게 우드사이드사의 분석”이라며 “정밀탐사가 끝난 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2010년부터 본격적인 시추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인근의 동해1가스전에서는 시추에 성공, 초경질원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더구나 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는 깊이가 1,000m 이상에 이르는 심해를 중점 탐사할 예정이다. 이곳은 아직까지 국내외 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처녀지다. 심해광구의 경우 일반광부보다 부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지난해 말 브라질이 동부 인근 해안의 투피 심해광구 초대형 유전을 발견하는 등 최근의 세계적인 원유개발 흐름도 심해광구에 집중돼 있다. 한국과 일본의 대륙붕이 겹치는 남해 7광구의 제주분지에 대한 기초탐사도 진행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4월부터 10월까지 일본의 JAPEX 등 민간 3개 업체와 JDZ(3ㆍ5ㆍ6소구)의 인공위성 자료를 분석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몇 년간 탄성파 탐사 및 분석을 한 결과 석유매장 가능성이 큰 5개 구조도 확인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본 측과 공동개발을 제안해놓았지만 아직 일본 정부가 긍정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면서 “6월에 장관이 일본을 방문할 때 다시 한번 공동개발을 제안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 인접한 서해안 황해분지에 대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안 대륙붕의 경우 석유매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서해안 북부인 보하이만(발해만)에서 추정 매장량 10억2,000만톤의 초대형 유전을 찾았다고 발표했었다. 다만 황해 개발과 관련, 중국 측도 한중 잠정조치수역 내에서 시추를 하지 않는 만큼 우리 정부가 외교적 문제를 불러일으키면서 개발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005년 기초탐사 결과 부존 가능성은 어느 지역보다 큰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외교분쟁 가능성 등 때문에 본격화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