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치솟아 계약금 치를능력도 없어요"

■ 서울시 장지·발산지구 분양원가 첫 공개
원주민 "분양가 산정방식 잘못" 반대 시위

서울시가 26일 분양원가 공개 관련 기자간담회를 마친 시간, 장지지구 철거민 50여명은 서울시청 정문 앞에 모여 서울시의 분양원가 공개방식을 문제 삼아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백수현(69) 할머니는 “철거 당시 보상금 4,000만원을 받았는데 분양가가 너무 높아 계약금을 치를 능력도 없다”며 “소득이 없어 은행 대출도 못 받고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 참석자 중 일부는 주민등록등본을 보여주며 “우리는 외지에서 온 투기꾼이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장지지구 철거민들은 장지지구 분양아파트의 분양가 산정방식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SH공사 측은 택지조성 원가를 착공시점으로 잡고 있으나 철거민들은 “토지수용 당시보다 택지비가 많이 올라 택지비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호 장지지구 소송추진단 대변인은 “철거민을 위한 특별분양분은 공토취보법(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택지조성 원가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 법에 따라 생활기반시설 설치 비용 역시 분양가에서 공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측은 “건교부에서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한 입법절차를 진행 중이나 법 개정 전까지는 법 규정에 맞춰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양원가 적정성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는 장지지구 10ㆍ11단지는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10단지와 11단지는 장지지구에서 구리~판교 외곽순환도로 쪽에 자리잡은 단지로, 도로 맞은편에는 송파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다. 두 단지는 27일 동ㆍ호수 추첨을 한 뒤 오는 5월4일 한달간 샘플하우스를 공개한다. 분양계약 체결 기간은 다음달 8일부터 한달 동안이며 완공은 7월11일(11단지)과 28일(10단지), 입주는 8월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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