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논란' 생보 약관대출금리 내린다

금융당국 모범규준 마련 마무리… 이르면 내년부터 최대 0.5%P


그동안 고금리 논란에 휩싸여왔던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금리가 이르면 내년부터 최대 0.5%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최근 약관대출 가산금리 산출체계에 대한 모범 규준 마련을 거의 마무리한 가운데 사실상 가산금리 인하를 유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약관대출의 가산금리 체계를 손보기 위한 모범규준 마련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2~2.6% 수준인 생보사 확정금리형 상품의 약관대출 가산금리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약관대출이 대출을 받는 시점에 해지 환급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라 떼일 염려가 없고 담보대출과 달리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음에도 보험사들이 지나치게 높게 가산금리를 매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약관대출과 성격이 유사한 은행의 예금담보대출 가산금리는 1.2~1.3%에 불과하다. 손해보험사 확정금리형 상품의 약관대출 가산금리도 1.5~2.0%로 생보사보다 크게는 1%포인트가량 낮다.

당국 관계자는 "보험계약의 예정이율에 가산금리가 더해진 것이 약관대출금리인데 가산금리 산출 근거가 보험사마다 다르고 주먹구구식인 게 문제"라며 "생보사들이 과거 고금리 확정 상품을 많이 판매한 것이 가산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모범규준이 갖춰지면 가산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락폭은 기존보다 0.5~0.6%포인트가량 떨어져 최대 2.0%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국과 보험사는 모범규준과 관련 가산금리 산출 시에 유동성 비율, 인건비 등을 반영하는 데 합의했다. 최대 쟁점은 금리 리스크 반영 여부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이 장기인 만큼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리스크를 넣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당국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한 대출이라는 점에서 불필요하다는 쪽이다.

당국은 가급적 이달 내로 모범규준과 관련한 이견 조율을 끝낼 방침이어서 가산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 대형사 등은 이미 가산금리 산출 시 금리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당국이 가산금리 산출 시에 금리 리스크를 반영하도록 양보하더라도 이에 따른 금리 인상 폭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보험사에 요구할 방침이라 보험사로서는 가산금리 인하를 피하기 어렵다.

당국은 이달에 최종 모범규준을 내놓게 되면 연초부터 가산금리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산금리 인하 시 생보사 고객의 대략 절반 가까이가 잠재적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 유효 계약 가운데 확정금리형 상품이 전체의 46%(지난 연말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한편 보험사 약관대출 규모는 총 50조4,000억원(올 9월말 기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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