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 안에 집세 380달러를 벌어야하는 슈퍼마켓 점원 로나(사라 폴리). 그녀에게 의외로 쉽게 돈을 벌 기회가 온다. 형사 하수인이 된 TV 스타 아담(스콧 울프)과 잭(제이 모어)이 은밀한 거래를 제의한 것. 마약 딜러 토드 게인즈(티모시 올러펀트)에게 친구 클레어(케이티 홈스)를 인간담보(?)로 맡긴채 약을 구한다. 하지만 아담과 잭의 집에서 낯모르는 어른 버크(윌리엄 파슈너)를 본 로나는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환각제를 변기에 쏟아버린다.한편 라스베이거스로 떠난 사이몬은 설사병에 걸린 다른 친구들을 호텔에 버려두고 친구 마커스와 단둘이 스트립 클럽을 찾는다. 하지만 스트립바 아들의 주인에게 총질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덕 라이먼 감독겸 촬영감독의 코미디영화 「고(GO)」는 어설픈 마약거래에 얽힌 사건들에 연루된 세 그룹의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분산된 관점에서 진행시키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리와인드시켜 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처럼 몇개의 스토리를 입체적으로 묶어주는 서술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픽션」과 비교된다.
첫번째 이야기에서 아담과 잭은 잠깐 출연하지만, 세번째에 가면 성정체성을 포함해 그들의 존재 전체가 드러난다. 또한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풀어놓는 바람에 세가지 이야기를 모조리 보아야 사건의 전후좌우를 이해할 수 있다. 각 이야기는 두서너명의 주요 인물을 등장시키지만 누구 하나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이브 한밤동안 전쟁을 치른 다음날. 차에 치어 다리를 절게 된 로나와 몰래 훔쳐먹은 마약에 취해 죽다 살아난 매니, 인간담보로 잡혀 곤욕을 치른 클레어. 이들이 다시 모여 내뱉은 말은 『그런데 내일은 뭐하고 놀지?』다.
총질하고 마약하고 섹스하고 도박하고 도주하길 꿈꾸는 보통 10대들의 「탈주의 욕망」을 코믹하게 버무려놓고 있다. 1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