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 방문 자료수집 “분주”/「한보」 수사 나선 검찰 표정

◎정치권 연계설 규명책임 부담 눈치한보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된 26일 검찰청사는 텅 비었으나 지휘를 받은 경찰청 수사관들이 제일은행을 찾아 자료 수집에 나서는등 수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검찰의 조기 수사착수는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대세였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의혹해소 차원에서라도 조기 수사착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수사는 앞으로 경리장부 압수수색­자금추적­경영진 소환조사 및 사법처리로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한보경영진의 자금유용등 개인비리, 정·관계 및 은행·한보간 대출커넥션, 부도를 예견하고도 어음을 고의로 발행했는지 여부등에 대한 진위확인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한보에 대한 대출의혹이 증폭되면서 진상규명 책임이 집중되자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대부분 권력 실세와 관련된 것들로 혐의 입증이 쉽지 않고 정치인들의 경우 돈을 받았어도 대출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지 못하는한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걱정하고 있다. 검찰은 한보사건의 수사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으로 ▲방대한 분량의 회계장부 및 자금 분석 ▲은밀하게 진행된 로비행각에 대한 역추적 ▲새 형사소송법의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점 등을 들었다. ○…26일 대검 중수부는 검사들이 한 명도 출근하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 검사들은 토요일인 25일에도 상오 근무시간이 끝나자 대부분 곧바로 퇴근해 『검찰이 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사태를 관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 고위관계자는 『수사를 시작하면 이른 시일내 마무리지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충분한 내사와 준비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보 부도사태가 과거 대형 사건들 못지않게 워낙 사안이 방대하고 파장이 커서 수사의 진척엔 상당한 시일과 인력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정치, 사회, 경제적 영향이나 파장에 비춰볼 때 덕산그룹 특혜의혹 사건과 노태우씨 비자금사건등 굵직굵직한 사건 못지않게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레 걱정하는 표정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불과 3일전에 중수부장이 바뀐 점에서 일각의 우려도 사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풍부한 수사경험과 지식을 갖춘 수사진과 함께 서울지검 특수부의 일부검사를 지원받으면 수사 자체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성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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