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우리 경제회복을 주도했던 소비증가가 경제순환사이클을 타고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증가속도가 소득증가 속도를 지나치게 웃돌고 있어 과소비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즉 경제회복 초기에 소비증가는 바람직하지만 성장 본궤도에 접어들었을때는 지나친 소비는 가계저축(흑자율)을 감소시켜 투자재원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소득증가 눈에 뛴다= 통계청은 3·4분기 가계수지동향에서 명목소득증가율이 8.5% 증가, IMF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 근로소득은 지난해에 비해 10%가까이 올랐다고 밝혀 지난해 상여금 등 각종 급여삭감으로 고통을 받았던 근로자가구가 올들어 어느정도의 소득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배우자와 기타 가구원의 소득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경제회복으로 경제전반에 활력이 생기면서 그만큼 일자리와 취업기회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로소득외에 기타소득도 13.1% 증가했다. 사업 및 부업소득이 16.8% 증가했으며 재산소득은 올들어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의 호황으로 12.5%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퇴직금, 보상금, 경조소득 등 비경상 소득은 오히려 22.1% 줄어 든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소득증가는 올들어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경제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이에 따른 임금상승, 자산 이득 등의 이익을 근로자가구가 누리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소비증가율 지나치게 높다= 비록 소득과 소비의 절대수준이 IMF 이전에 못미친다고는 하지만 최근 소비증가세는 지나치게 높아 보인다.
3·4분기의 소득증가가 8.5%에 불과한데 소비증가는 두배 이상인 17.9%에 달했다. 올 1분기에는 각각 마이너스 0.5%, 8.9% 였으며 2·4분기에는 0.4%, 13.4%였다. 소득증가가 한계가 있는데 소비증가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에는 결국은 가계 적자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
소비증가를 항목별로 보면 교통통신비가 33.2% 증가해 소비지출 항목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피복신발비, 교양오락비도 20%이상 증가했다.
교통통신비는 IMF이전인 97년 3·4분기에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지난해 소비위축기에도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감소했다.
이와함께 외식비의 증가로 식료품비가 15.2% 증가했으며 보충교육비가 크게 증가한 교육비가 13.1%, 보건의료비가 11.7% 증가했다.
이같은 소비증가에 따라 도시근로자가구의 흑자율이 계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처분소득중 저축하는 비율인 흑자율은 97년 3·4분기 32.8%에서 지난해 3·4분기 33%로 정점을 달했으며 이후 계속떨어져 올 3·4분기에는 26.9%에 그쳤다. 가처분소득중 소비지출 비율인 평균소비성향도 지난해 3.4분기보다 6.1%포인트 늘어난 73.1%로 나타났다.
이같은 높은 소비증가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소비수준이 97년 3·4분기의 9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