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전경련] 재계, 구조조정 입장 적극 전달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의 아시아연구회 회원인 존 로버트교수와 학생등 30여명이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 기업구조조정 진행상황과 정부의 역할, 재계의 입장등에 대해 깊이있는 얘기를 나눴다.이들의 방문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미국 일개 대학의 교수와 학생 몇명이 학습차원에서 전경련을 찾은게 아니기 때문. 일본을 거쳐 지난 16일 방한한 이들은 18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며 귀국후 국제통화기금(IMF)과 동아시아 경제개혁을 주제로 공동커리큘럼을 개발하는등 협력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매킨지코리아를 방문한데 이어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을 면담, 정부측 입장을 들은 것도 이들의 방한목적이 예사롭지 않다는 의미다. 그만큼 정부나 재계가 이들을 설득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동아시아 경제개혁과 각국 정부·기업의 대응방식을 주제로 한 이날 전경련 간담회에서 로버트교수 일행은 「삼성과 대우의 자동차 합병은 얼마나 경제성이 있나」, 「정리해고는 왜 잘안되나」,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게 아니냐」는등 예민한 현실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전경련 손병두(孫炳斗)부회장은 재계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삼성과 대우의 자동차합병에 대해 孫부회장은 『자동차부문의 구조조정은 중복투자를 해소하고 상호보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용유지처럼 경제논리로만 풀기어려운 부문이 있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조정이 쉽지않은 현실에 대해 『현대자동차사태이후 고용조정 자체는 불가피하게 수용하는 상황』임을 밝히고 『해고이후 정부의 재정지원이나 재교육을 통해 신규고용을 창출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의 지나친 압력이나 개입이 있는 것 같다』는 로버트교수일행의 견해에 대해 孫부회장은 『경제는 압렵에 의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전제, 『합의가 되지않는 부문은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의 개념에서 논의하고 토론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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