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부터 알짜 중기까지 속속 입성… 증시 웃음꽃 피나

■ 하반기 IPO 60여곳으로 4년만에 최대
필리핀BXT 등 해외기업 상장·스팩 청약도 활기
오버행 이슈 체크 등 공모주 옥석 가려 투자를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이한다.

시가총액이 11조∼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SDS 등 '대어'부터 시장점유율 1위인 '알짜' 중소기업까지 주식시장에 '뉴 페이스'들이 속속 선을 보인다. 영국 등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지난해 말부터 뜨거워지고 있는 공모주 시장은 물론 기존 증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 등 '대어'들 속속 증시 입성= 올 하반기는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SDS와 NS홈쇼핑·동부생명·제주항공·쿠쿠전자 등 다양한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정된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삼성SDS. 금융투자업계가 예상하는 삼성SDS의 시가총액 범위는 11조∼20조원이다. 시장에서는 신주 발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SDS는 지난 5월23일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P모간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내년에 상장할 것으로 예정된다. 다음달 29~30일 공모를 하는 쿠쿠전자는 밥솥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국민기업'으로 15년 연속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알짜 기업들이 대거 입성한다. 다음달 23~24일 공모를 하는 덕신하우징은 건물 바닥재 가장 아래에 쓰이는 데크플레이트 시장 1위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 아진엑스텍은 지난달 25일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승인받고 공모절차를 진행 중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에 세 번째 도전하는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 메디아나도 지난 2월 말 이전상장 심사를 거래소에 청구한 상태로 다음달 중에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한동안 뜸했던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도 활기를 띠고 있다. TV 프로그램과 영화 등 미디어콘텐츠 제작업체인 콘텐츠미디어(영국)·필리핀BXT(필리핀) 등 해외 기업 5곳 이상이 올해 안에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중소형벤처·기술기업 인수만을 목적으로 상장되는 스팩도 대기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에서 주관하는 2호 스팩이 공모가 2,000원에 다음달 14~15일 이틀간 공모청약을 할 예정이다.

금융투자(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상장하는 스팩들은 합병 대상 기업군을 어느 정도 정해 놓는 경우가 많다"며 "스팩합병은 공모를 통한 상장보다 신속하고 손쉬울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적극 장려하고 있어 하반기에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피 수혈이 주식시장 강세로 이어질까= IPO기업이 늘어나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연관 업종과 종목에 대한 투자 분위기로 이어지면서 자본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PO에 대한 관심은 기존 종목에 대한 관심으로도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뉴 페이스가 등장하면 시가총액이 커질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져 자본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PO 시장은 2010년 이후 침체를 겪어왔다. 2010년 총 96건에 달했던 공모기업 수는 2011년 73개, 2012년 31개, 2013년 30개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2월 공모를 진행한 오이솔루션이 1,253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더니 한국정보인증(922대1)·인터파크INT(492대1)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BGF리테일 역시 9조원의 자금이 몰려 181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과거에는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주식을 대부분 팔아치웠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올 상반기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종가로 계산한 IPO주 수익률이 85%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상장 이후에도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알짜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공모주를 장기보유하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등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 옥석 가리기는 필수=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장 주관사 등 증권사의 계좌를 통해 청약 신청을 하면 청약금액과 경쟁률에 따라 주식을 받게 된다. 이때 신청을 원하는 수량 내에서 증거금을 내고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게 되는데 경쟁률이 높고 청약한 금액이 적다면 당연히 돌아오는 수량은 줄어들게 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IPO 기업에 대해 꼼꼼히 분석해 투자를 결정하고 위험관리도 병행하는 투자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공모를 거쳐 상장된 후에는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도 유심히 관찰해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신생기업들은 성장 초기에 벤처캐피털을 통해 설비투자·운영자금을 조달한다"며 "이런 기업들은 상장 이후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매도물량이 나올 수 있어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오버행으로 부정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난 신규상장 업체라면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는 시점이 투자의 적기"라고 덧붙였다.

새내기주들의 실적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상장 직전 1~2년간 기업실적이 공모가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비용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실적에 거품을 끼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스몰캡 팀장은 "상장 이후 비용이 정상화하면서 실적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에 분기 실적 등을 통해 '꼼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해외 기업의 경우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의 과거 상장주관 기록과 해외 리서치 수준 등을 엄밀히 체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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