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이자 0.1%P라도 더 받고 싶은데…

고수익에 원금보장 ELD·5~6%대 특판상품 관심을
ELD 주가 오르면 예금 보다 높은 수익 가능
은행들 금리 우대해주는 '막걸리·마라톤 통장' 출시
보험사·저축은행도 높은 이자 상품 잇따라 선봬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뜻이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시장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초에는 연 4% 초반의 이자를 주다가 지금은 3%대 초반까지 금리를 내렸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최근 연 0.81%까지 추락했다. 퇴직금 등을 은행에 맡긴 뒤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예금 생활자들의 살림살이도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꼼꼼히 뒤져 보면 상대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찾을 수 있다. 고수익을 노리면서도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지수연계예금(ELD), 5%대 금리를 주는 은행 적금, 6%대의 저축은행 특판 상품 등이 바로 그것이다. ◇100만원 넣으면 연 8,100원 받아=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등 순수 저축성예금의 실질금리(예금금리-물가상승률)가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 1% 밑으로 떨어졌다. 순수 저축성예금의 실질 이자수입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뜻이다. 지난 1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3.1%로 전월의 2.8%보다 0.3% 포인트 올라가면서 지난해 4월(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예금은행이 제공하는 순수 저축성예금 실질금리는 최근 연 0.81%로 2008년 9월(연 0.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났다. 100만원을 저축성예금에 넣으면 연 이자 8,100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자소득세를 빼면 은행이 돈을 불려주기는커녕 돈만 보관해주는 ‘현금보관소’가 됐다. 고객들이 은행에 돈을 맡길 유인이 없게 된 것이다. ◇원금보장되는 ELD에 관심= 하지만 이 같은 저금리에도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고금리 예금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원금을 보장 받으면서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최근 출시되고 있는 은행의 주가지수연계예금(ELD)이 안성맞춤이다. ELD는 주가가 오르면 예금 이자보다 약간 더 높은 수익을 챙기고, 주가가 폭락해도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원금이 100% 보장되는 예금이다. 펀드와 예금의 중간 단계에 있는 일종의 틈새상품이다. 단 만기 전에 중도 해지하면 수수료가 붙어 원금 손실이 발생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오는 19일까지 만기 해지시 원금은 100% 보장되면서 예금 금리보다는 약간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리더스정기예금(ELD)을 판매한다. 총 5가지 유형이 출시됐는데 ‘안정수익추구형’과 ‘상승수익추구형’ 등 두 가지가 인기를 얻고 있다. ‘안정수익추구형’은 1년간 주가가 5% 이상 오르면 연 4.5% 이자를 받고 주가가 5%까지 오르지 않거나 떨어져도 연 2%는 무조건 받는다. ‘상승수익추구형’은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연 5.3%를 받을 수 있다. 주가가 내려가거나 똑같으면 0%다. 외환은행의 ‘베스트 초이스 정기예금(안정전환형)’은 만기 때 주가가 가입일 주가와 같거나 오르면 연 5.5%고, 떨어지면 원금만 받는 구조다. 부산은행도 만기 때 주가가 3% 이상 상승하면 연 7%를 주는 ELD를 14일까지 판다. 3% 미만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원금만 받는 구조다. ◇찾아보면 연 5~6%대 고금리 상품도=신한은행은 이자에다 이자를 주는 월 복리 적금을 판매중이다. 3년제 기본금리는 연 4.5% 월 복리이며 생애주기 거래에 따른 가산이율 0.3%포인트를 합치면 연 4.8%다. 이를 단리인 일반적금 금리로 환산하면 연 5.03%의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하나은행은 막걸리를 즐기는 고객에게 최대 0.5%의 우대금리를 적용, 최고 연 4%의 수익이 가능한 ‘생 막걸리 하나적금’을 지난달 23일 출시했다. 가족 또는 친구 등과 막걸리를 즐기는 사진을 제시하거나 과거 추억의 흑백사진, 통장에 막걸리를 건강하게 즐기겠다는 서명을 할 경우 0.2%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한다. 또 이 상품에 신규 가입하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새로 가입하는 경우 0.1%포인트, 월 납입액 10만원 이상을 자동 이체할 때 0.1%의 보너스 금리를 추가 지급한다. 만19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마라톤 기록에 따라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원더풀 마라톤 통장’을 출시했다. 운동을 열심히 할수록 고금리를 주는 구조다. 수시입출금식이어서 최초 30일간은 0.1%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한 달 뒤부터는 기본금리가 연 4.0%로 높아진다. 통장 가입 후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여 10km 1회 완주 시 연 0.1%포인트, 하프코스 2회 완주 시 연 0.3%포인트, 풀코스 3회 완주 시 연 0.5%의 우대금리를 각각 더해 준다. 보험사와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PCA생명이 이달 초 선보인 ‘매직저축보험’은 오는 10월까지 연 5.5% 확정금리를 적용하는 저축보험이다. 11월부터는 금리가 시장 상황에 따라 매달 달라진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달 한 달간 1년 만기에 연 6.3% 고금리를 주는 ‘내가그린(Green)세상 정기적금’을 판매한다. 조건은 자동차 등록증 상 배기량 기준 1600㏄ 이상 소형차를 가진 소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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