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신도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동북아 정보기술(IT)중심지로 육성하고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에게도 외국기업에 주려던 각종 혜택을 주겠다.”
김대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28일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나. 그런데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지난 5년동안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말잔치`로 뜻모를 고생을 한 `실리콘밸리`가 또 농락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실리콘밸리는 원래 `누가 판을 깔아줘서` 세계 IT의 메카로 떠오른 게 아니다.
50여년전 실리폰 밸리는 그 심장부인 팔로알토의 에디슨 가에 살던 젊은이 휴렛과 팩커드의 차고에서 출발했다. 실리콘 밸리는 또 스탠퍼드라는 지식공장을 중심으로 팔로알토, 쿠퍼티노, 서니배일, 마운틴 뷰, 사라토가, 로스 가토스, 산타클라라, 우드사이드, 멘로 파크 그리고 산호세 등의 이 지역의 작은 위성도시를 할게 아우르는 개념이다. 실리콘밸리 자체가 살아있는 세포조직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인수위는 판을 깔아서, 그것도 대기업들과 동양의 실리콘밸리를 만든단다. 둘째는 원래 서비스에서 승부를 걸어보려던 판이 IT로 돌아서 성공할 가능성이 얼마나 높겠냐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에 승부를 걸면 성공가능성을 70%정도로 본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신흥제조강국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IT로 가려진 제조업이 동북아 중심으로 자라날 확률은 10%도 채 안된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경제특구에 입주하는 국내기업들에게도 외국기업에 맞먹는 세제, 고용의 특혜를 줄 생각이라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렇다면 부산 신호공단이나 대구 성서공단, 수도권 안산공단에 있는 지방 기업들은 어찌하라고. 대한민국 기업들은 다 특구로 모이라는 것인 지. 또 그럴 경우 노동계의 반발을 어떻게 막으려는 것 인 지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다. 인수위는 개혁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몰고 가면서 과거 60년대식 개발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 뿐이다.
<박동석기자(정치부)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