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의 신입 은행원 급여가 국내은행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계 은행들은 입사후 2~3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토록한 후 정식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실질 초임은 국내은행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의 대졸 신입행원(군미필자)의 경우 1년 연봉이 대부분 1,900만~2,2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의 경우 군미필자 대졸초임이 2,050만원, 스미토모미쓰비시은행(SMBC) 2,100만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2,150만원, HSBCㆍING은행 1,900만원 등으로 초임이 2,800만원에서 3,600만원에 이르는 국내은행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일부 외국계은행의 경우 대졸 신입사원들을 모집할 때 일단 연봉 1,600만원의 계약직으로 모집한 후 2년이 지난 후 정식직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어 1년차 대졸 외국계 계약직 은행원은 국내은행 신입행원 급여의 50%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계은행들이 이처럼 저임금 정책을 취하는 것은 취업난이 심해져 적은 급여로도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에는 직원들에 대한 높은 임금 보장이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었지만 이제 외국계 은행이 충분히 홍보돼 있는 만큼 굳이 고임금 전략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영희 외국은행노조 위원장은 “단순히 급여 뿐 아니라 복지 등 여러 측면에서 외국계 은행의 근무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계 은행측은 국내은행과의 단순비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의 경우 전문분야에 따라 사람을 뽑는 방법이 각기 다르고 성과를 올릴수록 인센티브 등으로 더 높은 급여를 보장하고 있다”며 “단순한 대졸초임으로 급여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조의준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