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공모주 수요예측이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면서 삼성생명 상장 이후의 주가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투자가들이 상장 직후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 조건을 내걸어 수급부담이 적은데다 시장유동성이 풍부해 관련 주의 '삼성생명발 랠리'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삼성생명 공모가가 11만원으로 예상보다 높게 정해져 흥행몰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기관 경쟁률 평균 9대1로 '인기'=삼성생명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감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의 경쟁률은 평균 9.1대1로 집계됐다.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투자가들은 의무보유기간을 조건으로 내걸어야 하는데 이 기간이 길수록 공모주 배정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는다. 기관투자가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 수요예측에서 ▦미확약 ▦15일 ▦30일 등 세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경쟁률이 높아 상당수가 30일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5월3~4일로 예정된 삼성생명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기록할 경쟁률에 주목하고 있다. 다소 높은 공모가에 대한 부담감과 한국 1위 생명보험사에다 시가총액 6위 종목이라는 기대감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일단 23일 현재 삼성생명의 장외거래가가 12만2,5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약 10%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도 무시할 수 없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3월 대한생명 공모 당시보다 시장 상황이 훨씬 우호적이고 1등 업체에 대한 프리미엄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외국인 수요도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상장 후에도 주가가 더 오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생명발 랠리' 기대해도 될까='삼성생명 상장효과'가 예상되는 보험주와 삼성생명 지분 보유주식에 대한 재평가작업도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23일 보험업종지수는 2.37% 상승한 1만8,492.95포인트로 마감했다. 대한생명은 3.52% 급등하며 이날 52주 최고가(9,630원)를 갈아치웠고 동양생명보험은 전일(22일) 급등(5.30%)에 이어 23일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8월 일부 대형 기관의 매수제한이 해지되고 9월 코스피200 편입이 논의되면 보험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신시계ㆍCJ제일제당ㆍCJㆍ에버랜드를 통해 지분을 간접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등도 적지 않은 평가차액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대한생명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공모가가 예상보다 비싸게 결정됐다"며 "상장이라는 이벤트에 맞춰 보험주가 당분간 각광을 받겠지만 은행주 같은 주도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