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고 회복 중인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은 심장 기능과 뇌파가 안정적인 상태로 당분간 수면 상태에서 진정치료를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의식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13일 "저체온치료를 받은 이 회장의 심장 기능과 뇌파는 대단히 안정적"이라며 "상태가 안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의식회복을 위해 당분간 진정치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정치료는 환자 안정과 회복을 위해 수면 상태를 유지하면서 진정제 등을 투여하는 치료를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진정 치료에는 진정제를 병행 투여하므로 의식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며 "이 회장이 고령이고 지병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일반적인 경우보다 천천히 의식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의 진정치료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정치료 기간은 환자의 상태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최소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성우 한강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자들의 경우 응급 시술 후 갑자기 의식을 회복하게 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안정을 취하고 조직손상을 막기 위해 진정치료를 하는 것"이라며 "진정치료 기간은 환자의 회복 상태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심장 스텐트 시술 이후 이날까지 조직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온을 낮춘 뒤 서서히 끌어올리는 저체온치료를 받아왔다.

지난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11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와 입원한 이 회장은 11일 오전2시부터 약 1시간가량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직후부터 12일 오전까지 24시간가량 33도 정도의 저체온 상태를 유지했다.

당초 저체온치료가 종료되는 이날 오전에 의식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진정치료가 계속되면서 의식 회복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의료진은 이 회장의 심장 기능이 회복돼 12일 오전8시30분 심폐보조기인 에크모(ECMO)를 제거했으며 제거 이후에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