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명박씨 등 정치인들이 출연해 자신의 건강 비법을 들려준 MBC의 ‘생방송 오늘 아침’(사진ㆍ월~금 오전8시30분)이 차기 대권 주자들의 홍보용 방송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인 MBC가 이미지 정치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생방송 오늘 아침’은 ‘명사들의 건강법’이라는 주제로 13~20일까지 특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 방송은 ‘명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시대 명사가 아닌 유력 차기 대권 주자에 국한돼 있다. 13일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14일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15일에는 고건 전 국무총리, 16일에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17일에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20일에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출연했다.
방송 내용 역시 차기 대권 주자들의 건강법보다는 흥미거리에 치중했다. 13일 방송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허리가 26.5인치라는 내용이 부각됐고 15일 방송된 고건 전 국무총리 역시 20대 리포터보다 허리가 더 유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16일 전파를 탄 손학규 전 지사의 경우도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아직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신자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의 운영위원은 “명사들의 건강법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차기 대권 후보들의 이력 소개 등을 많이 했다”며 “시청자들은 방송 초반에 많은 관심을 갖기 마련인데 특정 당의 사람을 전반부에 배치해 형평성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생방송 오늘 아침’의 정수채 CP는 “이들은 아직 차기 대권 주자로 정해지지 않았고 누구나 아는 유명한 사람인 만큼 분명 명사”라며 “6명 모두를 소개해 주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어떤 매체도 문제 삼지 않는데 왜 서울경제만 문제 삼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