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경기가 올해 말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1.1%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ECB 내에서 마이너스 예금금리 등 추가적 경기부양책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은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검토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드라기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주재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럽의 경기지표가 일부 개선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경제활동은 안정화될 것이며 올해를 지나면서 회복될 것이지만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을 뒷받침하기 위해 경기순응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며 앞으로의 경제지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이날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3월 -0.5%에서 0.1%포인트 낮춘 -0.6%로 수정했으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1%로 0.1%포인트 올렸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4%, 내년에는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드라기 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대체로 균형이 잡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이상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의 일환으로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각국 중앙은행이 ECB에 예치하는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매길 경우 은행들이 ECB에 되레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그 돈을 시중에 풀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장기대출 지원 등 비전통적 수단을 통한 중소기업 자금 지원 방안을 쓸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비전통적 방법들은 검토 대상에만 올려놓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ECB는 이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동결했다. 올 하반기에는 유로존의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확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CB는 지난달 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