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LCD 세계최강은 누구인가.`
최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저마다 자사를 `1등업체`로 앞세우면서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양사의 우열은 시장점유율이나 기술력만으로는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이다.
◇삼성-LG필립스 저마다 “세계1등”= 삼성전자는 지난달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를 인용, “5년연속 세계1위를 지켜냈다”고 했고, LG필립스는 같은 자료를 토대로 “5개월 연속 세계1위를 달렸다”고 맞받았다.
또 이달 초에 LG필립스 올해 5세대제품 생산량을 월 12만장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삼성은 곧바로 연내 LCD에 2조원을 투자하고 5세대 월 생산량을 16만장으로 확대하겠다고 응수, 생산능력 경쟁으로 치달았다.
이 같은 신경전은 급기야 구본준 LG필립스 사장이 도쿄에서 삼성전자를 일본의 `전범(戰犯)`에 빗댄 악의적 비난으로까지 비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구 사장의 발언은 양사의 지나친 경쟁의식에서 나온 돌발사건으로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두 회사가 국익을 위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LCD분야에서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 미덕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누가 진짜 1등인가= 현재로선 LCD분야 세계1위가 삼성인지 LG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차세대 LCD공장 추진상황을 통해 `선두다툼` 추이의 단초를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아산시 탕정면에 70만평의 부지조성작업을 마치고, 공장건물을 짓고 있다. 이르면 2004년말 첫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7조원이 넘는 현금보유를 활용할 계획이다.
반면 LG필립스는 파주시 월롱면에 LCD공단을 계획하고 있다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아직 부지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04년말 경기도로부터 부지를 분양받아 2006년께 첫 공장을 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는 준비단계일 뿐 결과는 시장이 말해준다”며 양사의 1위경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