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 선진화 추세

국공채 발행비중이 계속 높아지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점차 선진화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공채 발행 잔고는 작년말 현재 304조5,703억원으로 전체 채권 발행잔고 492조4,400억원의 61.9%를 차지했다. 97년만 하더라도 전체 채권 발행 잔고 가운데 국공채 비중은 42.9%에 불과했으나 ▦98년 50.8% ▦99년 58.4% ▦2000년 59.4% ▦2001년 61.9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국공채는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기 때문에 다른 채권수익률 등 가격을 결정하는데 기본적인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국공채 발행비중이 높아지면 채권시장의 표준화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성민 한은 채권시장팀장은 "이처럼 국공채 발행 비중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공채에 대한 경쟁입찰매매, 자기신용에 의한 회사채 발행 등으로 채권시장이 질적으로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채권시장이 미국 등 선진시장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공정성 및 투명성 증대를 통해 시장의 효율성을 더욱 제고하는 동시에 발행조건 및 일정의 표준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참여자들이 의사결정과정에서 시장위험 또는 신용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이 마련될 때 채권시장의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발행조건이나 일정이 표준화되면 비교적 정확하게 수익률을 산정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조성숙 증권업협회 상무는 "보통 채권시장의 선진화 정도를 평가할 때 시장구조, 지표금리의 안정성, 시장의 효율성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며 "국내 채권시장은 시장구조나 지표금리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되나 시장 참여자들을 위한 위험 헤지 수단 등이 부족해 효율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된다"고 말했다. 한동직 대한투신운용 부사장은 "이표채의 경우 이자지급기간을 통일하는 등 채권 발행 표준화에 주력하는 한편 유통시장에서 수요층을 확대하기 위해 수익률이 아니라 호가를 기준으로 매매가 이뤄지도록 거래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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