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우선협상 대상자로 확실시되고 있지만 매각과정에서 인수업체간 이전투구로 혼선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대우건설 노조, 일부 탈락 기업들이 선정작업에 대해 원천무효 주장을 하고 있어 매각 ‘후(後)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인수경쟁 전에 이미 특혜 시비=대우건설은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특혜 시비가 불거질 정도로 정부 주도의 인수합병(M&A) 기업 가운데 가장 말이 많았던 곳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체들간 이전투구는 지난해 12월 초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접수할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건설업계에서는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공공연하게 제기됐었다. 이 같은 소문은 최종입찰 대상자 6개사가 매각실사를 하던 올 3월 정부가 ‘대기업 출자총액제한제 예외인정’을 결정하면서 더욱 번져나갔다. ‘외국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이 역차별받는 것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 노조는 즉각 실사 저지에 나섰으며 유진ㆍ프라임 등은 ‘대기업 밀어주기’가 아니냐며 반발했다. 매각과정에서 중견기업만 불만을 품은 것은 아니다. 사회ㆍ경제적 책임이 있는 기업에 대해 감점하겠다는 자산관리공사(캠코)의 발표(4월)로 최종입찰 대상자였던 한화그룹이 입찰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매각주간사인 삼성증권이 최종입찰 전 ‘금호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잡음은 정점에 달했다. 이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결정 이전에 입찰 가격이 유출되면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공자위가 대우건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해 전례 없이 두 차례에 걸친 매각심사소위와 본회의를 가졌지만 그동안의 각종 사건들로 인한 후유증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진 계속될 듯=금호그룹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자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매각무효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다음달부터 진행될 정밀실사 저지는 물론 매각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에서도 청문회 등 국회 차원의 사후평가를 검토 중이어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부 입찰참여 업체는 재입찰까지 거론하는 등 탈락한 업체들도 순순히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기세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쌓아온 캠코의 명성도 상처를 입게 됐다. 각종 사태에 무기력하게 대응하면서 곳곳에서 M&A 관리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대우건설 외에도 대우인터내셔널과 쌍용건설 등 앞으로 매각해야 할 기업이 줄줄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으로 공적자금은 더 걷히겠지만 매각과정에서 생긴 생채기는 오래 갈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