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수습에 만전기해야

추석 연휴 기간에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경기 침체와 각종 사회적 갈등으로 혼란스런 이 땅에 설상가상(雪上加霜)격으로 덮친 태풍 `매미`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다. 곳곳에 길이 끊기고 정전사태가 일어나 아직 정확한 피해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순간최대풍속 60미터에 이르렀던 태풍의 위력을 감안할 때 타격이 실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의 피해도 상당하다. 남부지방 공업단지내 수십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부산항 컨테이너부두의 대형 크레인이 상당수 전복돼 수출입화물 처리에 큰 차질을 빚었다. 또 항공업계는 잇따른 결항으로 커다란 영업손실을 입었다. 태풍 `매미`는 13일 새벽 2시30분께 경북 울진부근 해안을 통해 동해로 빠져나갔으나 낙동강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서 부산지역에 홍수경보가 발령되는 등 태풍의 여파가 계속돼 인명ㆍ재산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태풍 피해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고 신속한 복구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또 각 지자체별로 피해 복구를 위한 민ㆍ관 협력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피해상황을 신속ㆍ정확하게 신고하고 주변 청소와 환경정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바란다. 우리 국민들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이웃이 피해를 당하면 발벗고 나서는 아름다운 풍습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도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은 적극적인 봉사와 따뜻한 온정을 베풀기 바란다. 기업들도 사회 공헌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미지를 제고하는 기회로 삼기를 기대한다. 정치권도 정부와 협의해 추경을 다시 편성하는 문제를 비롯, 국회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태풍이 워낙 거세 피해가 불가항력이라고는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사전대비가 미흡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정부는 재해대책을 면밀히 재검토해 보다 근본적인 처방과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태풍 `매미`가 종전의 태풍과 다른 양상을 보인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태풍은 중심반경은 `중형`이었지만 풍속은 대단히 빨랐으며, 육지에 상륙해서도 위력이 줄어들지 않았다. 건설업체와 한전 등은 앞으로 각종 시설물을 설치할 때 바람에 대한 고려를 더욱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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