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2ㆍ울산)가 쓰러졌다. 그것도 하루에 두차례나 응급실로 실려갔다.
스페인 행을 앞두고 컨디션에 비상이 걸렸다.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 입단을 확정 짓고 메디컬 체크를 위해 15일 오후 스페인으로 떠날 예정이던 이천수가 갑작스레 몸에 탈이나 출국마저 불투명해졌다.
이천수는 14일 새벽 1시께 인천 집에서 쓰러져 119 구급차에 의해 인천 길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이어 이날 밤 집에서 쉬던 중 상태가 다시 악화돼 9시께 인근 인하 메디컬 병원으로 후송돼 15일 새벽까지 치료를 받았다.
이천수의 아버지 이춘만 씨는 “오후 7시쯤 집에 들어와 `몸이 좋지 않다`며 땀 복을 입은 채 보일러를 켜달라고 했다. 그런데도 오한이 계속돼 다시 병원을 찾았다”며 “당초엔 감기 몸살인 줄 알았는데 저녁에 다시 진단을 해보니 몸살에 급체까지 겹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춘만 씨에 따르면 담당 의료진은 `최소 3일은 절대 안정을 취하라`며 이천수의 15일 출국을 말리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천수는 “선배 결혼식 때문에 출국을 하루 미뤘는데 또 연기할 순 없다. 차라리 3일치 약을 지어 출국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병원에서 해열제와 링거로 응급처치를 받은 이천수는 15일 아침 다소 기력을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레알 소시에다드 행이 확정 되고, 프로리그에서의 연속골 기록이 깨지면서 그 동안의 긴장이 한꺼번에 풀려 몸에 이상이 온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각종 인터뷰 공세에 시달렸을 뿐 아니라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러 다니는 강행군도 체력 고갈을 부채질 했다.
갑자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이천수가 오랜 비행 시간 및 시차까지 극복하고 과연 16일로 예정된 레알 소시에다드의 메디컬 체크를 정상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 지 우려가 점점 높아 가고 있다.
<박용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