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개별주가 흐름 좌우할 변수로…

"대차잔액 많은 종목 조심을"
한화株등 외국인이 빌려 놓았을 가능성 '주의'
주가급등·CB발행·유상증자 단행종목도 피해야
"물량 부담·변동성 확대 불구 단기 악재" 분석도


‘공매도’가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부상했다. 증권사들은 오는 6월부터 공매도가 재개되는 것을 앞두고 공매도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을 가려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공매도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건만 공매도 가능성이 큰 종목들의 경우 이런 우려가 미리 반영되면서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대차잔액이 증가한 종목 ▦연초 이후 주가가 급등했거나 채권발행 및 유상증자를 단행한 종목 ▦외국인 지분율 변화가 큰 종목 등을 공매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차거래잔액 많은 종목 조심해야=대다수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허용 방침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매도 가능성이 큰 일부 종목의 경우 어느 정도의 주가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차거래잔액이 많은 종목이 공매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진단한다. 외국인들이 공매도 재허용을 예상하고 주식을 미리 빌려놓았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물량부담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취약한 종목은 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차잔액이 많이 증가한 종목, 공매도 규제 직전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 공매도 규제 직후 대차잔액이 급감한 종목 등의 경우 공매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세개 기준 중 두개 이상 적용되는 하이닉스ㆍS-Oilㆍ한화ㆍKT&G 등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CLSA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대차거래잔액 상위 종목은 공매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중에서도 펀더멘털이 취약한 일부 종목이 관심대상”이라고 지적했다. CLSA증권은 하이닉스ㆍ금호산업ㆍSK브로드밴드ㆍ하나투어ㆍ삼성전기 등을 공매도 주의종목으로 꼽았다. ◇주가급등 종목도 주의 필요=전저점에 비해 주가상승률이 높은 종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가조정 가능성이 높아 공매도 물량이 유입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주가상승률이 높은 종목 중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변화한 종목들의 경우 공매도 물량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관심종목으로는 두산중공업ㆍ기아차ㆍ현대제철 등을 제시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CBㆍBW 발행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종목도 주의대상이다. 예를 들어 유상증자를 진행한 종목의 경우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린 주식을 공매도한 후 유상증자를 통해 배정 받은 신주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보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채권을 발행했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한 종목은 공매도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이닉스ㆍ기아차ㆍ코오롱 등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제시했다. ◇지나친 우려는 경계해야=전문가들은 공매도 규제완화 이슈에 대한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공매도 재허용으로 단기 변동성은 확대됐지만 어차피 맞을 매를 미리 맞았다는 점에서 중장기 변동성은 축소됐다는 입장이다. 또 공매도 규제 기간 동안 이뤄졌던 음성적인 대차거래가 종료됨에 따라 시장 투명성을 높였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허용으로 물량부담이 예상되지만 이는 단기악재에 그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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