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총수 공백 메우기' 굳은 결의

현대차 임직원 "국내시장 점유율 50% 회복"
근로자의날 정상출근 "4월 성적부진" 대책 점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뼈를 깎는 각오로 악착같이 이겨내자.” 지난 1일 저녁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중장년층 직장인들의 힘찬 구호가 터져 나왔다. 바로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경영진 및 지역본부장들이 모여 결의를 다지는 비장한 자리였다. 이날 현대차는 당초 우려를 훨씬 넘어서는 ‘4월 영업성적표’를 받아 들고 긴장감과 함께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 이은 총수 구속으로 위기감이 극에 달해 있던 터라 충격은 헤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충격도 잠시, “이대로 넋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비장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 참석자는 “국내 시장 점유율 50% 회복을 목표로 ‘총력판매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극복해나가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날 현대차 직원들은 근로자의 날이었지만 생산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이 정상 출근했고 김동진 총괄부회장은 본부장급 회의를 열어 “판매실적 목표만큼은 흔들림 없이 달성해달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기아차 역시 조남홍 사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검찰 수사 이후 부진해진 판매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판촉행사나 이벤트 등 다양한 대책을 두루 점검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이 같은 움직임에는 정몽구 회장의 구속으로 글로벌 경영을 위한 중장기 사업 차질은 불가피하지만 ‘최후의 보루’인 영업만큼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비장한 의지가 배어 있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총수 공백에다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영업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판매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총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중장기 사업의 표류는 물론 판매회복 속도 역시 지연될 것”이라며 “정 회장이 하루 빨리 경영일선에 복귀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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