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간접비가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통제나 배분방식이 아직도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간접비의 비중이 미미할 때에는 배분방식이 설사 틀렸다하더라도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50%가 되는 간접비를 대수롭지 않게 처리하는 것은 원가왜곡을 초래하게되고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실제로 있었던 사례로,치열하게 경쟁하던 甲회사와 乙회사가 있었다. 두 회사 모두 A와 B라는 두 개의 대표제품을 가지고 시장에서 싸웠다.경쟁이 치열한만큼 얻을 수 있는 마진이 박하였고 원가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그런 와중에도 A제품의 시장가격은 개당 20원에 원가는 16원 정도였고 B제품은 시장가격 16원에 원가는 14원으로 A제품의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두 회사 공히 이해하고 있었다. 문제는 乙회사가 전통적 원가계산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원가계산방식을 도입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간접비의 배분이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끼고 이를 자세히 분석하여 A와 B 두 제품에 간접비를 보다 과학적으로 배분한 결과 A제품의 원가는 18원이 되어야 맞고 B제품의 원가는 12원이 되는 것이 타당함을 알게 되었다. 즉, 여태까지 수익성이 낮는 것으로 알았던 B제품이 오히려 효자상품이고 그동안 이익공헌도가 높은 것으로 알았던 A제품은 적자의 주범임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사실을 甲회사보다 먼저 알게 된 乙회사에서는 A의 생산은 대폭적으로 줄이고 B의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기존 고객의 계속적인 주문으로 인해 모자라는 A제품은 甲회사에서 사다가 포장만 자사포장으로 바꿔 공급하였다. 영문을 모른채 갑자기 많은 A제품의 주문을 받게 된 甲회사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으나 얼마 가지 못해 甲회사는 문을 닫고 말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원가계산을 잘못 함으로써 빚어진 결과였다. 반면에 乙회사는 새롭고 과학적인 원가계산방식을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도입함으로써 시장을 석권하게 되었다.
활동기준원가계산이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간접비 배분방식은 과거 주먹구구식의 간접비 배분방식을 탈피하여 판매조직, 유통경로, 생산품목별로 정확히 산정하여 배분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국내의 한 제과업체는 이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즉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8% 성장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이익은 무려 두배로 껑충 뛰는 결과를 가져왔다. 새로운 원가계산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그동안 남는 줄 알고 팔았던 일부 제품들이 오히려 팔면 팔수록 밑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떤 제품이 진정 효자상품인가도 알게 되었다. 결국 종전에 200여종에 달했던 제품들 중 적자제품은 퇴출시키고 이익이 많이 나는 70여종의 제품들만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벌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을 놓고 볼 때 원가절감도 중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정확한 원가계산도 기업의 생존에 있어 경시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특히 그동안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덜 기울였던 간접비 부분이 원가왜곡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턱대고 절감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간접비의 효율적인 관리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