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 등 주요 기업은 새 정부의 주된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및 신사업 관련 투자를 우선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투자를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적극 협력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9일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대화가 창조경제 실현 방안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기업은 앞으로 창조경제에 보탬이 되는 융ㆍ복합 사업 및 친환경ㆍ소프트웨어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우선적으로 늘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선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창조경제와 소프트웨어를 강조한 만큼 과감한 R&D 투자에 나설 태세다.
삼성전자만 놓고 볼 경우 지난해 연구개발에서 11조원 이상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13조원의 투자 방침을 굳혔다. 또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탄력적인 R&D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분야는 이 회장이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삼성의 화두인 만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삼성그룹은 또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을 과감히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미국의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모블을 인수하는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자동차와 전자제어 등 미래 자동차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 확대와 첨단소재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친환경 차량 기술 확대를 통해 창조경제 실현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현대차가 차세대 특수강 및 철 분말 개발에 1조1,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그룹의 경우 SK텔레콤이 8일 헬스케어와 지능형 영상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에 1조2,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의 창조경제 핵심이 ICT 융합에 기반하는 만큼 정부 정책에 발맞춘 투자로 풀이된다. SK는 또 올해 16조5,000억원의 투자계획 외에도 최근 들어 잇따라 고용 확대 및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 5,80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LG그룹은 초고해상도 모바일용 LCD 패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화물 반도체 등의 생산라인 구축과 함께 스마트폰 및 TV 생산역량 제고를 위해 추가적인 투자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벤처창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3개 벤처기업에 44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 벤처 투자규 모는 이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