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응렬 골프 손자병법] 안될 땐 기본부터 살펴라

凡戰者 以正合以奇勝 故善出奇者 無窮如天地 不竭如江河(범전자 이정합이기승 고선출기자 무궁여천지 불갈여강하). ‘모든 전쟁은 정석(정공법)으로 정면대결을 하고 (적의 허점을 발견하게 되면) 기도(奇道ㆍ변칙)를 써서 승리한다. 고로 변칙을 잘 운용하는 자는 천지처럼 작전이 궁색해지지 않으며 강물처럼 고갈되지 않는다.’ 출처는 ‘병세(兵勢)’편이다. 언뜻 보면 변칙의 이로움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정석을 강조하는 구절이다. 변칙은 정공법으로 부딪친 다음에나 필요에 따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임기응변인 만큼 어떤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라운드 도중 샷이 흔들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갑자기 미스 샷이 나면 이것저것 조금씩 조정을 하며 순간의 위기를 넘기려 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백스윙 때 몸통의 회전을 더 급격히 해준다든지 손목의 코킹을 더 크게 해본다든지, 또는 다운스윙 때 허리 회전을 보다 빠르게 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스윙에다 뭔가 보태다 보면 분명 스윙의 전체적인 조화와 리듬,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라운드 전체를 망쳐버리는 낭패를 경험하게 된다. “실도 헝클어져 있을 때에는 함부로 잡아당겨서 풀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샷이 흔들릴 때는 함부로 여러 가지를 고치려 들지 말고 정도, 즉 기본으로 돌아가야 빠르게 회복되고 장기적으로도 기량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필드에서 조금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에도 뭔가 더 욕심을 내면서 변칙을 쓰게 되는 수가 있다. 그 순간부터 미스 샷이 연발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럴 때에도 가장 빨리 제 페이스를 찾는 방법은 기본기를 살피는 것이다. 어드레스부터 바로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탠스 폭, 양쪽 무릎의 모양, 척추 각도, 양팔의 뻗침, 조준 방향, 손과 몸의 간격, 볼의 위치 등 기본적인 요소들을 체크하고 가볍게 연습 스윙을 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정도로 돌아가게 된다. /MBC-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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