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탄성의 주인공은 국내 벤처기업 에스아이이티(SIET)의 정석재(·37) 사장. 반면, 스캐너 분야 세계 최강인 일본 미놀타와 독일 북아이의 관계자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없었다. 이름마저 생소한 SIET에 뜻 밖의 참패를 당했기 때문. 「도대체 SIET가 어디야?」. 두 손을 번쩍 든 鄭사장 뒷편으로 두 회사 관계자들의 웅성거림은 한참이나 계속됐다.SIET가 세계 최강의 업체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집요한 기술개발 덕분. 鄭사장은 95년부터 3년간 약 7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끝에 「DIPS」(DIGITAL IMAGE PICKUP SYSTEM)라는 기업용 스캐너를 개발했다. 스캐너는 종이로 된 서류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시켜 컴퓨터에 저장하는 핵심 장비.
DIPS는 개발되자마자 KT마크와 조달청 우수 제품 인증을 잇따라 획득하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처리속도 등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 DIPS가 A4 크기의 문서를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초. 기존 스캐너보다 무려 3배~4배 빠르다.
특히 원래 서류보다 디지털로 변환한 파일이 더 선명하다는 점이 DIPS의 최대 강점. 얼룩(노이즈)을 제거하는 특수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로 전환한 파일의 크기를 줄여 컴퓨터 공간을 절약하는 기능도 탁월하다. 현재 등기부등본(A3)과 병원 차트(A4)용 등 두가지 모델이 나와 있다.
DIPS의 성능이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앞서자 영업방식도 독특해졌다.
鄭사장은 『SIET의 영업 원칙은 「진검승부」』라며 『DIPS와 경쟁 제품을 한 자리에 놓고 직접 비교해주는 영업정책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SIET는 95년 설립돼 올해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 개발 4년만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鄭사장은 『DIPS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대리점 개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미국 컴퓨터 전시회인 「컴덱스」에 참가, 세계 진출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02)564-2076 /과학문화지원단 이종섭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