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 시험 한달앞두고 지침변경

산업기사 자격증 시험 때 공학용 계산기 휴대금지
수험생 18만명 반발

“몇년간 손에 익은 전자계산기를 유예기간 없이 시험 실시 불과 한달 전에 금지하는 것은 교육현장과 현실을 외면하고 수험생의 편의를 무시한 행위다.”(수험생 N씨) 국가기술자격증 시험검정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험일자를 불과 한달여 남기고 시험장비 규정을 바꿔 수험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1일 산업인력공단과 수험생에 따르면 공단은 오는 3월5일 실시 예정인 산업기사시험에 ‘입력용량이 큰 공학용 전자계산기 지침을 금지한다’고 지난달 27일 공지했다. 공단은 응시자들이 메모리 용량이 큰 공학용 전자계산기에 계산공식을 미리 입력, 부정행위를 할 수 있다며 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올 상반기 산업기사시험 응시자는 전국에서 18만명으로, 이 가운데 전자계산기를 활용해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은 13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공단의 방침이 알려지자 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이 현실을 무시한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또 지금껏 전자계산기 기종에 구애 없이 시험을 치른 이전 시험 응시자와의 형평성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반발이 뒤따르고 있다. 수험생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공단은 지난 1일 재공지를 통해 “시간적으로 촉박한 점을 감안, 당분간은 시험 시작 전 메모리를 지운 뒤 모든 계산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라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당분간’이라는 단서조항은 언젠가는 금지하겠다는 것인데 구체적 기간에 대한 명시가 없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수험생 K씨는 “다음 시험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면 학교 수업용과 자격증 시험용 계산기를 따로따로 사용해야 한다”며 “당분간이 대략 얼마 동안인지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수험생 J씨는 “정보화 시대에 계산기는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며 “인력공단의 공학용 전자계산기 금지 방침은 윈도 시대에 도스를 사용하라는 것과 같은 시대역행적 사고”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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