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반영 악재…주가 단기 조정 그칠것"

[유럽 국가부도 공포 확산]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국내 증시가 유럽발(發) 리스크로 크게 출렁거렸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데다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악재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5.65포인트(0.89%) 하락한 1,733.90포인트로 마감했다. 미국증시가 전일 급락세를 나타낸 여파로 개장 직후 외국인의 매물 공세로 2%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낙폭은 크게 줄어들었다. 외국인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8,366계약을 순매도하는 등 현∙선물에서 모두 매도 우위에 나섰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현물시장에서 3,8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한 금융주들이 크게 떨어졌고 정보기술(IT)주들의 하락 폭도 컸다. 하지만 증시는 국내외 기업들의 '깜짝실적'과 경기지표 개선 등으로 다시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유럽발 악재가 다시 부각됐지만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리스크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강등은 신용평가사들의 뒤늦은 조치인데다 독일의 자금지원 등을 감안하면 유럽발 악재는 마무리 단계"라며 "최근 과열 기미를 보였던 국내외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추세를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좋은 주식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그리스 재정 문제는 이번주를 정점으로 해결을 위한 가닥을 잡을 것"이라며 "단기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저가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별다른 조정 없이 상당히 큰 폭으로 오른데다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정점을 지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라운드에 접어든 그리스 사태는 연속 상승에 따른 날카로운 조정과 장기 상승을 위해 건전한 조정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1,600선대까지 조정을 보일 경우 IT와 소비 관련주 위주로 주식을 축적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이번 급락이 단기에 끝날지는 미지수고 어닝시즌의 영향력도 약해진 상태"라며 "핵심주를 중심으로 슬림화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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