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극복의 현장:7/신규투자 LG반도체(경제를 살리자)

◎액정화면 올 1조 쏟아붓는다/연매출 8천억 목표… 「D램불황」 상쇄 기대지난 18일 경북 구미시 임수동 LG반도체 구미공장. 더위가 턱까지 차오르는 날씨임에도 LG건설 직원을 비롯한 작업자들은 이마에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첨단장비를 설치하는데 여념이 없다. LG반도체가 발주한 TFT­LCD(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라인을 늦어도 올해말까지는 완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LG반도체는 메모리사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TFT­LCD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자금만도 무려 1조원에 이른다. LG반도체는 이 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LG의 미래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한국반도체업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한국경제성장의 지렛대역할을 했던 메모리산업은 지난해 2·4분기부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함에 따라 가격이 급락세를 보여 지난해말에는 연초 대비 무려 80% 이상 곤두박질했다. 이에따라 국내반도체업체들은 선진국들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비메모리시장에 뛰어드는 등 불황타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LG반도체는 불황타개의 열쇠로 미래유망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TFT­LCD와 비메모리분야의 대표적인 첨단반도체인 멀티미디어프로세서에의 진출을 꼽고 있다. TFT­LCD는 노트북PC 등에 쓰이는 매우 얇은 액정화면표시장치로 현재 일본과 한국의 몇몇 업체만 생산,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제품이다. 문정환 부회장은 『올해말 LCD 생산라인이 갖춰져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면 LG반도체는 이 부문에서만 연간 8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반도체부문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균형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부회장은 『LCD는 반도체와 생산·공정기술이 비슷하지만 경기사이클은 서로 엇갈려 호·불경기사이클을 상쇄하고 상호투자재원을 확보하는데 매우 적합한 업종』이라며 TFT­LCD사업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LG반도체는 이와함께 화상·그래픽·음성 등 방대한 멀티미디어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로 기존 D램보다 처리속도가 30배 이상 빠른 램버스D램도 개발, 초고속메모리분야에서 세계최대 공급메이커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전략사업으로 TFT­LCD와 함께 앰팩트 미디어프로세서와 자바프로세서에 승부를 걸어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는 탄탄한 수익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LG반도체는 또 인터넷의 표준언어로 부상하고 있는 자바핵심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하드웨어인 반도체로 개발했다. 불황극복을 위한 신규투자 강화와 비메모리사업을 육성키 위한 LG반도체의 이같은 노력은 한국반도체산업의 제2도약을 위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구미=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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