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살처분 종사자 AI 양성반응

■ 국내서도 AI 인체감염 확인
현재 4명 모두 건강엔 이상없어

지난 23일 미국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조류인플루엔자(AI) H5N1 바이러스 항체 양성 판정 통보를 받은 사람들은 2003년 말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했을 때 가금류 살처분에 참가했던 사람들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2004년 3월까지 전국 10개 시군 19개 농장에서 AI가 발생, AI가 확인된 농장과 주변 농장 등 전국 392개 농장에서 약 500만마리의 닭ㆍ오리 등을 살처분했다. 이때 살처분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약 2,000명이며 질병관리본부는 이들의 혈액을 채취해 보관해왔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 AI 바이러스 항체 검사기술이 없어 감염이 우선 의심되는 혈액 88건만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보냈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4건은 당시에는 감염 증상이 전혀 없었던 사람들의 혈액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11월 318건의 혈액 검사를 실시하던 중 감염이 의심돼 미국으로 보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이들은 모두 건강하며 타인에 대한 전파 가능성도 없다. 본부 측은 이들은 가금류 살처분에 참가하면서 인체감염 및 발병 예방을 위해 타미플루를 투약했으며 살처분 참가 후 10일간 진행된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 발현 여부 관찰에서는 무증상자로 확인됐었다고 설명했다. 본부 측은 또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 시일이 걸린 데 대해 “전세계적으로 AI 양성 확진을 내릴 수 있는 기관은 미국ㆍ영국ㆍ호주ㆍ일본 등 네 군데밖에 없다”며 “또한 확진 기관에서 AI 사망자 발생국가의 혈청 검사 의뢰를 우선 처리하는 만큼 국내에서 보낸 혈청은 결과 통보까지 더 많은 시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2004년 2월과 2005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AI가 유행하는 동안 AI 환자가 발생한 적은 없으며 2004년 12월에는 H5N1 무증상감염자 5명을, 지난 1월에는 H5N2 무증상감염자 77명을 각각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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