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신규만 제한해야" 문재인 "3년 내 전면금지"

■ 재벌 순환출자 접근법 대립각
출총제 부활 놓고도 朴 "반대" 文 "찬성"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일제히 고성장ㆍ고효율 경제에서 소외된 계층의 표심을 겨냥해 재벌의 불공정거래 근절에는 이견이 없다. 재벌 오너나 기업인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사면권을 제한하는 측면에서도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억제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에 대해서는 강경하다.

그러나 재벌개혁의 강도를 놓고 박 후보와 문 후보 간 공약은 크게 다르다. 두 후보 간 차별화가 뚜렷한 지점이 '재벌 순환출자'에 대한 접근법이다. 박 후보는 순환출자 구조에 대해 '신규'만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한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문 후보는 순환출자가 금지돼야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은 물론 골목상권 침해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재벌의 기존 순환출자도 신규 순환출자 금지 시점에서 3년 내에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까지 해소하려면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므로 이를 우선 투자로 돌리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대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했다. 문 후보는 단일화 상대였던 안철수 전 후보와의 TV토론에서도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밝히며 대척점으로 피력한 바 있다.

박 후보가 재벌규제의 상징성이 큰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에 반대하는 반면 문 후보는 10대 그룹에 대해 출총제를 다시 적용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는 것도 다른 부분이다. 문 후보는 10대 그룹과 그 계열사는 출자가 순자산의 30% 이내로 규제되는 출총제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ㆍLGㆍGS 등 지주사에 대한 요건을 대폭 강화해 부채비율 규제는 현행 200% 이하에서 100% 이하로 축소하고 자회사나 손자회사 지분은 지금보다 각각 10%포인트 이상 더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수백만표가 직접적으로 걸려 있는 골목상권 보호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에는 거의 비슷한 목소리를 내지만 실물경제에 체감도가 낮은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적잖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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