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폐기물 처리 '골치'

보관시설 확보 못해

미국이 원자력 발전 폐기물 보관 시설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미국 정부가 핵 폐기물 처리를 위한 영구시설을 더 이상 확보하지 못해 현재 임시 저장장치에 의존하는 가운데 그 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핵 폐기물 처리문제가 미국 전력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영구처리시설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정부의 무능력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 폐기물 임시 저장장치는 수명이 20년으로 강철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온도조절 및 방사능 유출 감지 등의 기능을 갖췄다. 임시 저장장치는 본래 저장용도가 아닌 수송용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실히 보장하기는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미 원자력 발전소의 80%는 핵 폐기물을 수용할 자체시설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에 임시 저장장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소는 현재 자체시설을 통해 4만9,000톤, 800개의 임시 저장장치를 통해 1만4,000톤의 핵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2,000톤의 핵 폐기물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미 전력업계는 "임시 저장장치의 무한정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미 정부는 이러한 난국을 헤쳐갈 대안을 갖고 있지 않다. 특히 네바다주(州) 유카산(山)에의 핵 폐기물 처리장 건립계획이 환경보호 및 안전성 문제 등으로 지난 3월 백지화되면서 미 정부는 영구처리시설 확보를 위한 동력을 사실상 상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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