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DNA를 현장에서 신속, 간편하게 육안으로 진단할 수 있는 발색 진단 기술이 국내 연구자의 주도로 개발됐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팀은 자성 나노입자가 과산화효소 활성을 나타낸다는 이론을 활용해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으로 증폭된 DNA를 육안으로 쉽게 검출하는 발색 유전자 진단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진단하고자 하는 표적 DNA를 PCR 반응으로 증폭시키면 증폭된 DNA가 자성 나노입자의 과산화효소 활성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는 점에 착안해 기술을 개발했다. 표적 유전자가 없으면 자성 나노입자의 과산화효소 활성으로 특정한 발색 반응이 일어나 색 전이현상이 일어나지만 표적 유전자가 있으면 PCR 반응에 따라 증폭돼 자성 나노입자의 과산화효소 활성을 막아 색 전이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PCR는 유전물질을 조작해 실험하는 거의 모든 과정에 사용되는 검사법으로 검출을 원하는 특정 표적 유전물질을 증폭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발색 반응 유무는 육안으로도 쉽게 식별할 수 있어 기존의 복잡한 유전자 진단기술을 획기적으로 간편화한 새로운 유전자 진단기술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성병을 유발하는 병원균(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에 감염된 샘플을 대상으로 이 기술을 적용해 원인균 감염 여부를 색 전이현상을 통해 육안으로 정확히 식별해냈다.
박 교수는 "기존의 금 나노입자 기반 유전자 진단 기술과는 달리 금 나노입자 표면에 DNA 분자를 결합하는 과정이나 색 전이 유도를 위해 염을 첨가하는 과정 등의 추가 처리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값싸고 편리한 유전자 진단 기술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각종 생체물질과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기술로 확대하면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독일의 '스몰(Small)'지 6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