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전망] (상) 1,000P 안착할까 후퇴할까
유가급등-내수부진속 풍부한 유동성 재료 호조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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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증시가 상반기 막바지에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오르내리는 등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엔 어떤 흐름을 보일지 주목받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 등 증시 안팎의 환경이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유동성은 풍부한 편이어서 시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하반기 증시의 모습과 바람직한 투자전략 등을 3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하반기 국내 증시는 국제유가 상승과 내수회복부진이라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최고 1,200까지 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으며 코스닥시장은 지난 3월의 전고점인 510선은 물론 2003년의 540선을 넘어 550선까지 뚫고 올라갈 것으로 시장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이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기업실적에 치명타를 입히고 하반기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종합주가지수 고점은 1,200포인트"
하반기 증시는 기관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1,000선 안착 단계를 지나 1,20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개인이 지난 1개월 이상 연속 순매도에 나섰고 외국인도 확실한 순매수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개인의 직접투자 자금이 간접투자로 돌아서면서 기관의 매수 강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투신의 순수 주식형펀드 유입속도와 국민연금의 계획된 자금집행 등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7조원 정도가 증시로 신규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이 많이 가입하고 있는 적립식펀드의 경우 작년 12월말 수탁고가 8조5천520억원에서 지난달 말 13조원으로 5개월여만에 4조4천여억원 증가했다.
동양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개인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근 5.54%로 사상 최저로 하락한 가운데 주요 종목의 유통주식수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어 조만간 주식품귀 현상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7.9배에 불과하지만 작년 PER 고점인 9.3배와 2000년 이후 경기확장기의 평균 PER 9.5배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종합주가지수는 1,170~1,2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3.4분기 초반까지 성공적인 조정을 거쳐 오름세로 전환한뒤 4.4분기에는 1,200까지 상승, 내년 초반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증권은 하반기 경기회복과 기업실적이 U자형 회복을 보일 전망이어서 12개월 종합주가지수 목표를 1,100으로 유지한다고 밝혔고 현대증권은 하반기 종합주가지수 예상 변동범위로 920∼1,130 포인트를, 향후 3개월 변동범위 예상치로 920∼1,080 포인트를 각각 제시했다.
현재 국내 증시는 지난 15일 3개월만에 1,000선을 재돌파한후 이틀을 제외하고는 계속 1,000선을 지키고 있으며 23일에는 3개월9일만에 1,010선에 올라섰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한 기초여건과 주식형펀드 증가세 둔화 등을 들어 향후 조정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씨티그룹증권의 대니얼 유(유동원) 상무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경제여건을 무시하고 강세를 보이고 있어 결국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도이치증권은 한국 산업생산이 줄고는 여전히 최종 수요를 웃돌아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다면서 향후 산업생산과 가동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동부증권 김성노 연구위원은 "지난달까지 주식형펀드의 가입이 1조원을 넘었으나 이달들어서는 2천억원을 밑돌고 있어 그동안 증시상승의 주도적 역할을 해온 기관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경기회복.국제유가 변수
증시가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흐름을 타고 있지만 산업활동, 소비심리, 수출, 서비스업 생산, 기업체감경기 등 경제지표들은 혼조세를 보이며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가 가시화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하반기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만의 하나 경기부진이 장기화하거나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재진입하면 유동성 하나로 버텨온 주식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배럴당 60달러를 오르내리는 고유가는 증시 상승에 결정타를 입힐 전망이다.
가장 최근 지표인 4월 산업생산의 경우 전달 대비 증가율이 1.7%(계절조정후)줄어 설을 포함한 2월을 제외하고는 2003년 7월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으며 작년 동월 대비로도 3.8% 증가에 그쳐 3월의 4.9%에 보다 낮아졌다.
5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 소비자기대지수는 99.2로 지난 3월 102.2과 4월 101.3에 이어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경기 기대지수는 102.4에 머물러 3월의 110.4과 4월의 107.8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내려갔다.
반면 4월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1.8% 늘어나 2개월 연속 증가했고 5월 수출은 환율하락, 고유가 등 불리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11.8%의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내 경기회복에 대한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제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경기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심리가 조정돼 가는 과정이며 일부 지표들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경기가 본격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동부증권 김성노 연구위원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상승함에 따라 유가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3%까지 상승, 지난 1974년 1차 오일쇼크 때의 4.6% 수준과 비슷해졌다"면서 "고유가 아래서는 증시 상승이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 코스닥 550선 돌파하나
코스닥시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시장체질 개선, 기업실적 향상, 외국인의 높은 관심 등에 힘입어 연내 전고점인 510선은 물론 550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종목들은 기관의 주식형펀드의 편입비율이 작년 9월 6%에서 최근에는 8~9%까지 상승했고 외국인 비중도 2000년 5~6% 수준에서 작년말 20%까지 급등했으며 최근에는 15% 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 그동안 코스닥시장을 과열 논란에 휩싸이게 했던 줄기세포주 등의 테마주들이 조정을 받고 우량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과거와 다른 시장풍토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 주성엔지니어링 등 코스닥의 분야별 간판주들은 연초이후 최근까지 43%나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하반기 중소벤처기업 지원 정책과 코스닥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어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셋톱박스, 반도체, 음원, 엔테데인먼트 등의 우량주들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코스닥시장의 상승흐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치솟는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면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동원증권 장재익 연구위원은 "시장의 체질이 많이 개선돼 하반기 증시 상승세가 이어져 550선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며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위원은 "시장이 과거 개인 중심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졌고 중소형 우량주들이 아직 많이 저평가돼 있어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선임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는 단기 고점 수준이며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닥시장은 3.4분기 이후 조정기를 거쳐 연내 5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입력시간 : 2005/06/26 0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