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해온 계좌추적권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공동여당의 하나인 자민련의 반대입장이 확고한데다 야당인 한나라당도 공식적인 반응은 없지만 찬성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오전 자민련의 金龍煥 수석부총재와 車秀明 정책위의장을 찾아가 올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할 때 계좌추적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했다.
금융거래 비밀을 보호해야 한다는 자민련 당론에 배치된다는 것이 자민련측의 반대이유다.
공동여당의 하나인 자민련이 이 입장을 고수할 경우 계좌추적권 확보는 힘든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무부 등 관계부처의 반대가 심할 것으로 예상돼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려던 것인데 이제 자민련까지 반대하면 사실상 국민회의만으로는 관철이힘들다고 본다”고 밝혔다.
야당이자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도 공정위의 계촤추적권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정에서 민감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는 야당이 정부의 조사권 강화를 반길 리 없을 것”이라면서 “검찰이나 국세청 등 기존에 계좌추적권을갖고 있는 기관도 물론 반대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계좌추적권의 이름까지 금융자료 열람권으로 바꾸어 뉘앙스를 부드럽게 하려던 공정위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공정위의 “계좌추적권한은 기업들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서 “개인의 금융거래는 볼 일이 전혀 없어 정치권에서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공정위 조사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는데다 IBRD도 1차 구조조정 차관 협상때 공정위 조사기능 강화를 요구한 바 있기 때문에 막판에 정치권이 수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