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스타트·팀추월 평창 새 희망으로

빙속 월드컵 팀추월 첫金 이어 매스스타트서 남녀 메달 수확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떠올라

'마라톤과 꼬리잡기'. 스피드스케이팅(빙속)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핵심 키워드다. 마라톤은 매스스타트, 꼬리잡기는 팀추월 경기다.

한국 남녀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과 김보름(한국체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끝난 빙속 월드컵 4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은 40점으로 네덜란드 요릿 베르흐스마(70점)에 이어 2위로 들어왔고 김보름도 40점으로 캐나다 이바니 블롱댕(6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매스스타트는 올 6월 국제빙상연맹(ISU)이 2018 평창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의결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종목이다. 남녀 모두 16바퀴(6,400m)를 돌아야 하는데 동시 출발에다 레인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 마라톤이나 쇼트트랙 같다. 4번째와 8번째, 12번째 바퀴를 돌 때는 1~3위에 5·3·1점씩을 주고 결승선 통과 때 1~3위에 다시 60·40·20점을 준다. 첫 바퀴 때는 추월이 금지된다. 한국은 이 종목에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쇼트트랙에서 빙속으로 넘어온 이승훈이 1차 대회 금메달, 2차 3위, 3차 금메달, 4차 은메달을 땄고 여자부에서도 3차 대회 전예진(한국체대)의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김보름이 메달을 추가하면서 2개 대회 연속 메달 행진을 펼쳤다. IOC의 승인만 떨어지면 곧바로 평창 올림픽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팀추월은 꼬리잡기 게임 같다. 3명이 팀을 이뤄 동시 출발하되 출발 지점에 반 바퀴의 차이를 두기 때문에 경기가 시작되면 서로 상대방의 꼬리를 쫓게 된다. 남자는 8바퀴, 여자는 6바퀴를 돌아 3명 가운데 가장 늦게 들어온 주자의 기록이 그 팀의 성적이 된다. 정해진 바퀴를 다 돌지 않더라도 상대의 가장 뒤처진 선수를 추월하면 경기는 끝난다.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고 한국은 2010 밴쿠버 대회부터 올림픽 팀추월에 출전했다. 한국은 올 2월 소치 올림픽에서 이승훈 등이 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딴 데 이어 13일 월드컵에서는 이승훈과 김철민(한국체대), 고병욱(의정부시청)이 팀을 이뤄 팀추월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던 네덜란드를 멀찍이 따돌려 더 기분 좋은 우승이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 3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빙속은 올해 소치 대회에서 금 1개, 은메달 1개로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이 국제 대회에서 잇단 메달 소식을 전해오면서 평창을 준비하는 한국 빙속은 벌써 밴쿠버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메달 20개로 종합 4위에 오른다는 대한체육회의 한국 선수단 전체 목표도 무리가 아니다.

한편 '빙속 여제' 이상화(서울시청)는 월드컵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8초07로 3위에 올랐다. 4연속 금메달에 이어 동메달로 숨 고르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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