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디자인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제품은 갈색 용기에 미국 여배우 디아나 다빈의 얼굴을 담은 럭키크림이었다. 당시만 해도 독특한 디자인 탓에 상하이에서 들어온 외제품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요즘의 LG는 단지 제품의 모양만을 디자인하지 않는다. 눈ㆍ귀ㆍ입ㆍ코ㆍ촉감까지 오감(五感)을 만족시킨다. 지난해 4월 구본무 회장은 일주일 간격으로 계열사의 디자인 현장을 찾았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슈퍼 디자이너에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대접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익산공장의 컬러리스트들은 바로 슈퍼 디자이너의 간판주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2001년부터 남다른 색상을 발굴하는 컬러디자인센터에서 합성수지의 환상적인 색을 창조해왔다.
LG전자 MC사업본부 단말연구소 ‘사운드팀’은 휴대폰에 가장 적합한 소리를 찾는다. 10명의 소리 전문사들이 LG전자만의 독특한 벨소리 등을 디자인한다.
향과 맛을 찾는 디자이너도 있다. LG생활건강은 7,000여종의 ‘향 라이브러리’를 갖춘 향 전문 연구소 ‘센베리 퍼퓸하우스’를 갖추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오휘’ ‘후’ 등 화장품과 치약ㆍ비누 등 숱한 생활용품이 이들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나고 있다.
LG패션의 소재 디자이너들은 항상 느낌을 갖고 일을 한다. 이들은 의상의 기초가 되는 소재의 트렌드를 분석해 LG패션만의 촉감ㆍ질감ㆍ색상을 갖춘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