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언론들은 새 정부가 좌파적이거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적 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그것은 정말 오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정책대학원 유종일(45)교수가 최근 김석중 전경련 상무의 `사회주의`발언 파문의 진원지였던 뉴욕타임즈 인터뷰기사에서 한 말이다. 유 교수는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재벌 개혁이 좌파적이라는 지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개혁은 혁명적인 조치들이 아니라 정상궤도에서 일탈해 있는 정치, 경제행위를 제자리로 되돌려놓으려는 `부드러운 것`이라고 강조한다.
예컨대 재벌들의 금융지배는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식이다.
유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공약을 총괄한 핵심 브레인 가운데 한 명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 출신인 유 박사는 2001년4월부터 일찌감치 노당선자의 경제 프로그래머로 합류했다. 이전까지 노 당선자와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그가 노 당선자의 캠프에 발을 들여놓는 데는 윤석규 민주당 정치개혁 특위 사무처장이 디딤돌이 됐다. 두 사람은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유 교수가 1년 선배다. 윤 사무처장은 “대학시절 학생운동 서클인 기독학생회에서 처음 만났고 99년에는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스승과 제자사이로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윤 사무처장의 권유로 노 당선자 캠프에 합류한 유 교수는 서동만 상지대 교수(현 인수위 외교통일안보 분과위원), 정태인 서울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경제1분과 위원), 박준경 KDI연구위원(경제2분과위원), 김연명 중앙대 교수등과 정책공약을 차근차근 구워냈다.
유 교수는 “밤샘작업을 밥 먹듯 했지만 정말 신명 나게 일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노 당선자의 핵심 참모그룹 이른바 `금강팀` 안에서도 유 교수에 대한 평가가 매우 높다. 그럼에도 노 당선자 캠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유 교수가 인수위에 합류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정치적으로 유 교수가 유종근 전북지사의 친동생이라는 점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에서부터 `물을 먹은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노 당선자가 유 교수를 나중에 중용하기 위해 숨겨 놓은 `히든 카드`라는 게 인수위 사람들의 전언이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