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유지보다는 골드번호가 더 좋다.`
이동전화 번호이동 제도 및 010 통합번호제도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010번호 신규가입자수가 번호이동 가입자의 2배를 웃도는 등 예상 밖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동전화 번호를 바꿔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우기 쉽거나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번호를 선호하는 고객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도 시행 초기여서 각 이동통신사마다 `1004`나 `2424` 등 고객들이 선호하는 번호자원을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010 인기몰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이통 3사에 새로 가입해 010 식별번호를 부여 받은 고객은 모두 7만2,000여명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이 3만100명, KTF가 3만4,916명, LG텔레콤이 7,000명의 010 고객을 각각 확보했다. 이는 같은 기간 번호이동 가입자 3만253명의 2배를 훨씬 넘는 수치다.
SK텔레콤은 지난해말 `010 좋은 번호 페스티벌` 행사를 통해 골드번호 예약가입 신청을 받은 결과 15만명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내내 경쟁사들의 번호이동 공세로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SK텔레콤은 010 신규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부터 `스피드 011 스피드 010` 마케팅을 통해 서비스와 품질을 자부심을 선택하라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KTF 역시 전직원이 010으로 번호를 변경하면서 번호이동과 010 신규가입자 유치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실제로 KTF가 지난 1일 LG홈쇼핑을 통해 휴대폰을 판매한 결과 전체 신청자 1만명 가운데 50%가 010 신규번호 상품을 선택한 반면 번호이동 및 기기변경 고객은 각각 30% 및 20%에 그쳤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www.ktfmembers.com)에 `010 번호 예약` 코너를 마련, 소비자가 번호를 직접 검색, 선택할 수 있게 했다.
LG텔레콤은 올해 1년간 신규가입보다는 번호이동 고객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상황을 보아가며 신규가입자 이벤트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5일까지 SK텔레콤 고객 가운데 KTF와 LG텔레콤으로 회사를 옮긴 가입자는 4만명을 웃돌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