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동 율 우리CS자산운용 크레디트투자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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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채권시장을 되돌아 보면 채권금리 상승만큼이나 신용스프레드의 확대가 두드러진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 같은 채권금리 및 신용스프레드 상승에 대해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은행채 및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최근 진행된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을 살펴보면 은행권은 수년간에 걸쳐 대출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고 국내 시중자금은 예금 및 채권형 펀드 등 안정적인 자산에서 국내외 주식형 펀드 및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금융시장 전반적으로는 은행과 가계 모두 1997년 금융위기 이후의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복되며 오히려 위험자산에 대한 과도한 선호현상으로 바뀌었다.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증가는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가장 높은 수준이던 2000년 은행권은 건전성 위주 정책의 결과로 예금대비 대출규모가 80%(예대율 77%)에 불과했으나, 이후 은행권의 건전성 및 수익성 회복에 따라 은행 본연의 업무인 대출 기능이 정상화돼 2003년 말 예대율은 100% 수준을 회복했다. 2004년 이후 전반적인 국내경기 회복세와 은행권의 실적개선 및 외형경쟁의 영향으로 대출 증가율이 본격적으로 늘어 2006년말 예대율은 118%를 회복했으며 올해 9월말 현재 예대율이 134%에 달하게 됐다. 한편 예금 규모는 2004년 이후 저금리 및 투자상품 선호현상에 따라 정체상태에 머물러 은행채 및 CD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투자상품으로의 자금유입 폭이 확대되며 은행권의 조달환경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하반기 특히 4ㆍ4분기 이후 채권금리 및 신용스프레드가 상승했다.
2008년에는 이 같은 현상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금리수준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은행의 정기예금 및 은행채권 금리 모두 7% 수준에 근접해 금융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많이 개선됐다. 또한 높아진 금리수준으로 인해 대출수요는 일정수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은행권의 조달환경이 개선되고 채권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